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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전방사단 수색대대 출신임. 

대대에서 우리 중대는 상시 작전 뛰던 다른 중대 빈자리에 투입되거나 검열 받는 중대였음. 

다들 알거임. 군생활의 빡셈도= 대기<<<작전<작업<<훈련<<검열 순서임. 

검열 시작되면 막 별빛이 내린다... 샤랄랄라 라랄ㄹ라ㅏ라ㅏ라.... 

덕분에 GP근무부터 차단작전, VIP경호, 1,2단계 수색매복 등등 다 해봄. 

총도 엄청 쏴봄. AK47부터 K-6까지... 일반 소대화기는 펜저랑 박격포 빼고 다 쏴봄. 

그래서 나름대로 군생활에 대한 자부심이 쩔었었는데 

공병대를 만난 후로 난 겸손해졌음... 



무지 습하고 무지 더운 여름이었음. 

비가 미친듯이 내려서 GP를 둘러싼 철망 아래에 물골 생기고 방벽 무너지고 난리였음. 

다른건 우리가 다 작업 하겠는데 전방 방호벽이 무려 30m 전체가 다 무너짐. 

왜 전방 방호벽이 30m나 있냐면, 그 GP가 외철책이랑 내철책 사이가 너무 멀어서(GP 안쪽 전체크기의 두세배 됨) 

아침에 내철책 안쪽을 순찰할 때 보호하기 위해서 제3의 벽을 세운거임. 

그런데 그정도 길이를 한낱 전투병인 수색병이 중대원 백명이 다 올라온들 만들 수가 없잖슴? 

그래서 소대장님이 중대장님과 대대장님께 보고했더니 

대대장님이 사단장님께 보고하고, 사단장님이 공병대랑 같이 가겠다고 친히 통신병에게 연락해주심. 

우리는 눈에 불을 켜고 보수해야 할 곳을 찾기 시작함. 

나중에 발견되면 우리가 다 해야 되는거임. 

난 그때 일병 꺾였었음. 

필사적으로 찾았지... 

과장 안하고 한 삼십군데 찾은 듯. K-4진지 무너진것부터 내무실 침상 꺼진거에 똥물 새는 화장실까지... 



공병대랑 사단장님은 비가 그치자마자 옴. 

우리는 총이랑 수류탄 들고 경호하러 나갔는데 무슨 전쟁 난 줄 알았음. 

얼마나 닦았는지 태양처럼 빛나는 레토나를 앞세우고 육공 10대에 뭘 한가득 싣고 오는거임. 

근데 더 웃긴건 공병은 육공 한대에 타고 온 스무명 정도가 다였음. 

난 한 몇일 머물며 작업하고 가겠구나 하고 생각했음... 



그들은 오자마자 작업을 시작함. 

보기에도 말년같은 병장아저씨 둘은 GP장이랑 같이 우리가 아까 찾은 보수할 곳들을 돌아다니고 

짬밥 딸리는 불쌍한 공병들이 밖으로 나가서 전방 방호벽을 쌓기 시작하는데... 

난 그들을 경호하면서 다 봤다. 과정이 이랬음... 

처음엔 육공을 타고 천천히 이동하면서 사람 키보다 긴 듯한 말뚝을 땅에 일렬로 박기 시작함. 

30m를 그대로 박으면서 그 뒤로 육공들이 줄줄이 지나가며 타이어를 쏙쏙 끼움. 

마치 어린애들 링 던져 끼우기 놀이 하듯 쏙쏙 끼우는데 순식간에 타이어로 된 방호벽이 완성됨. 

그리고는 무슨 철그물 같은걸로 타이어 벽을 감쌈. 

여기까지 한시간쯤 걸림. 

그러더니 육공 위에서 다섯명씩 한조 되서 시멘트를 섞음. 

세대가 또 일렬로 지나가며 깔대기 같은걸 꽂고 타이어 안에 시멘트를 퍼 넣음.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거의 2시간 반이 걸림. 

부소대장은 감격하고 있고 사단장님은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고... 공병애들은 표정이 비장함. 안쉼. 절대 안쉼. 

다 끝나니까 GP안에서 자잘한거 보수하던 말년 병장 둘이 와서는 

타이어 방호벽에 등짐지고 뿌리는 거대한 스프레이 같은걸로 국방무늬를 그리는데... 

타이어가 검다보니 갈색, 국방색 둘로만 다 그림. 

이후 그 위에 위장막을 걸쳐놓고 작업 종료. 

총 다섯시간 반쯤 걸림. 



우리는 그들을 고깃국에 고기반찬으로 융숭히 대접한 뒤 보내드리고 

그저 위장막 끄트머리를 땅 속에 파뭍기만 했다... 

같이 저녁식사를 하는데 사단장님이 자랑스럽게 말씀하시더라. 

"공병대대 병사들 대단하지 않냐? 

얘네들이 진짜 군인중에 군인인 것 같어~ 

엘리트중에 엘리트 일류중에 일류 공병이여~ 

내가 일년 내내 데리고 다니면서 작업 시키는데 싫다는 말도 안해." 

내가 일년 내내 데리고 다니면서 작업 시키는데 싫다는 말도 안해." 

내가 일년 내내 데리고 다니면서 작업 시키는데 싫다는 말도 안해." 

내가 일년 내내 데리고 다니면서 작업 시키는데 싫다는 말도 안해." 

..." 


난 그 뒤로 그 누구 앞에서도 군생활이 빡세다는 이야기는 안 함.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공병.

first in last out!!  <- 살벌한 말.
(전시상황때 맨먼저 투입되서 전차나 탱크지나갈수있게 다리놓고 길만들어주고 
지뢰나 장애물 제거하는 임무, 
후퇴할땐 제일 마지막까지 남아 철조망이나 장애물 설치하고 지뢰심고 다리 폭파해서 끊고
낙석 떨어뜨리고 적들 못오게 도로차단등의 임무.) 


저도 공병출신인데 가장 부러웠던게 우리는 항상 작업이라
연대애들 전투체육 하는게 제일 부러웠네요.

<그냥 참고>
공병에 대해서 저도 잘 모르지만 대충 얘기해드리자면
건설공병과 전투공병 그리고 수송부,장비과 등으로 나뉩니다.
건설공병은 말그대로 전기,설비,건축,토목 등 건설에 필요한 모든것입니다.
미장,조적,전기,목공,배관,보일러,소방 등등 
집도짓고 전기도넣고 수도도넣고 아스팔트도 깔고 보도블럭도 깔고.. 그냥 다해요.
전투공병은 지뢰매설,지뢰제거,폭파,장간교조립,철조망설치 등등  
수송부,장비과는 불도져,굴삭기,덤프트럭,크레인,발전기,페이로다 등 건설장비,전투장비를 다루는곳.

주특기와 보직은 저렇게 나뉘고 FTC가 가장 큰 훈련이고 
24시간 작업에 치이다보니까 
혹한기,유격 이런건 뛰고싶어도 못뛰는사람이 많은곳이 공병대입니다.
보통 평소엔 몇몇 주특기를 제외하곤 작업이 일과구여.
작업 >> 훈련 
위험한만큼 군기도 빡실수밖에 없겠죠.ㅋ



뽐뿌 펌

http://www.ppomppu.co.kr

엮인글 :

세르게이♡

2013.07.08 12:25:40
*.183.209.38

국내 때깔 3대 보직중 하나죠.

LEADERS

2013.07.08 12:38:27
*.30.30.123

때깔이 뭐에요?

호요보더

2013.07.08 12:59:13
*.63.108.19

헐 저도 공병 1653(중장비정비) ㅋㅋㅋㅋㅋ 때깔은 때깔이죠

훈련도 혹한기/유격 끝 뭐 장비검열이 좀 빡시긴해도 나름 편합니다 (먹는건 정말 잘나오고)

군대 있을때 작업하면 중대에서 1순위였는데 ㅋㅋㅋㅋ 이걸로 휴가도 젤많이 나가고 ㅋㅋㅋ

ㅇㅇㅇ

2013.07.08 13:23:17
*.10.135.2

8군단 공병출신인데 동감 못하는데요ㅡㅡ;
요즘 공병들은 삽질 많이 안해요...부내 내에 장비가 널렸는데 왜 힘들게 삽질하나요?
공병들은 겨울에 눈와도 너까래질 많이 안해요. 왠만한데는 다 구레이다로 모으고 포크레인으로 퍼서 15톤 덤프로 실어서 버려요.ㅋ
중장비중대 아니더라도 일반 수송부에 유압크레인에 바가지 달아서 다 해요.ㅋ
공그리도 기계로 비비는데.ㅋ

호요보더

2013.07.08 13:39:51
*.63.108.19

뭐 일반 보병보다는 덜하겠죠 눈많이 오면 당근 구레이다 밀죠 그러나 어설프게 오면 빗자루질은 당연히 하죠

공구리도 한2주이상되는 공사아니면 그냥 인력으로 했는데(공구리 비비는거 잘했는데 ㅋㅋ)

저희땐 거의 인력으로 다했네요 ㅋㅋㅋㅋ96군번이라

YapsBoy

2013.07.08 14:12:58
*.101.20.4

유압크레인에 제설차에.......다 몰았었는데 휴 생각나네요

ㅇㅇㅇ

2013.07.08 13:25:50
*.10.135.2

참고로 저 위에 MGB(탱크 지나가는 다리)는 놓기 편한 다리에요.ㅋㅋ
M2(여러층으로 쌓아놓은거)3단으로 놓아봐야 헉소리나죠.ㅋㅋㅋ
MGB는 4시간? 6시간? 이내에 끝냈던것 같네요.ㅋ

스팬서

2013.07.08 16:07:03
*.143.86.75

92년 군번이인데 삽질을 통한 작업은 공병보다 우리가 훨씬 잘 했습니다. 삽으로 안되는게 없었죠.
공병은 장비를 가지고 하는 일들을 하죠 .
그리고 글에 쓰여진 보수작업은 늘상 해왔던 수준인데 이제는 공병을 부르는군요.

그리고 수색대 맞는지 궁금. 작전 뛰는게 쉽다뇨. 연특사에서 내려오는 작전은 목숨 걸고 하는 작전들도 있었는데.
그리고 지휘관의 전투교육 평가는 사열 입니다. 검열이란 말을 쓰진 않았습니다.

얄라얄라

2013.07.08 16:09:22
*.192.91.126

기억이 새록새록 하네요.....
장간조립교 공병 훈련중에 꽃이죠.... 안어봉~~들어봉~~안전~!제일~! 6인 일조로 몇백키로 짜리 들고가다 삐끗하면 어디하나 부러지죠 ㅋㅋ
공병하면 6공병이죠

지나가다

2013.07.08 19:20:21
*.141.114.135

대부분 공병들은 차량이나 자제가 원할히 지원되는곳에서는 잘합니다.. 메뉴얼도 좋고요.. 하지만.. 그 외를 벗어나는 공사나 일에 대해서는 땅개 보병한테 밀립니다..

한때 중동부전선 차량 접근 불가~ (그쪽은 사람이동외 나머지는 케이블카로 물자를 보급하는곳이 많지요..) 철책이니 헬기 수송불가 한곳을 공사하는데..

공병들 GG쳐서.. 저희 땅개들이 시멘트 자갈등을 짊어지고.. 산을 기어오르면서 공사했지요.. 또 능선에 참호를 만들고 포격을 하여서 하는 위력 화력 시험에서도..

저희때는 공병이 만든거는 다 박살.. 우리 땅개들이 3키로 떨어진 냇가에서 손수 군장에 짊어지고 산을 기어올라서 만든 돌로된 참호는 포격에도 파괴가 제일 안돼서..

공병들이 쪽팔림을 당한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럴때만 되면.. 60 운전병들이 공병차량을 제일 부러워했지요.. 파워핸들에 어쩌구 저쩌구하면서요..

곧 공병은 장비빨.. 몸땡이빨은 땅개입니다.. 그 참호 위력시험에서 군단공병을 이겼다고 전 대대원 포상휴가증 한장씩 받고.. 우리는 제대하는 날까지 공병지원을 최소화로.. 부대 신축공사에 투입되었답니다.. T,.T

땅개가 공병이겨봤자.. 개고생입니다..T,.T

여친이랑헤어졌다고울지말아요

2013.07.08 21:21:11
*.173.22.112

군인분들 덕택에 발뻗고 잔다고 생각해요
항상 감사합니다

스펜서씨 보세요

2013.07.09 00:36:52
*.161.73.245

작전뛰는게 쉽습니다. 특히 매복은 겨울 아니면 할만했죠 매복하다 이등병이 k3 신기하다고 만지작 거리다 오발사고
났는데 연대에 보고를 미상물체 출현해 즉각조치 라고 해서 그 이등병 포상휴가 갔죠

스팬서

2013.07.09 02:18:17
*.143.86.75

저로선 호돌이 곰돌이 작전은 작전으로 생각조차 안했는데 생각이 달라서 안타깝네요.

O2-1

2013.07.09 00:44:05
*.236.167.228

17야전공병단 92군번입니다.
경인고속도로, 자유로 닦았죠. 그게 보자..........힉~ 20년 전 얘기네요.
93년엔 소말리아 파병..............

베트남전에도, 소말리아에도 최초파병은 공병이었죠.
하기야 일반적인 전투에 있어서 공격시엔 최고선두에 공병(지뢰제거등), 후퇴시에 최후방(지뢰설치)에 서는게 공병입니다.
남들은 삽질만 하는게 공병인 줄 알던데, 저희들은 고가의 장비기동 그리고 폭발물 설치 및 제거가 주 임무였어요.

93년 1월 철수시엔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전 세계유엔군들과 이 개월여 주둔했던게 기억나네요.
그때 미군특공대 헬기 격추되고.........그게 영화화 된게 '블랙호크 다운'이었지요. 물론, 저흰 졸~라 삽질하고
폭발물 손 봤습니다만.

추억의 부교설치. ^^
저거 대부분 한국전쟁때 미군이 버리고 간 거였는데, 요샌 어떤 지 모르겠습니다.
조각 하나에 200여킬로 3, 4인이 저거 겨드랑이에 끼고 입에 단내 나게 뛰어 다녔습니다.

전국 군공항 마다 한 중대씩 있는 중건설중대(공병중대)에는 또 하나의 임무가 있죠.
유사시 활주로가 폭격당하면 두꺼운 철판 들고 졸라 뜁니다. 그거 땜빵합니다. 폭격 이어져도
우리 비행기 띄우려 졸라 뛰어야 합니다.

젊어 한 참 좋을 때를 공병으로 지냈고, 유엔군으로 아프리카에서 활동했던 저로선
공병관련 자료를 보니 참으로 감회가 새롭네요.
혹시, 상록수부대 2진 장병 있으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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