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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자유’가 눈밭을 질주한다 [경향신문] 1995-11-01

◎ 속도감 최고… 90년대들어 국내에 상륙
미국 뒷골목 문화가 낳은 설원 스포츠

스키와 달리 복장도 자유롭고 간편스노보드는 한 장의 판자 위에 몸을 싣고 눈비탈을 미끄러지듯 내려오는 설원스포츠이다.

스키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옆으로 타는 사이드 웨이 스탠스라는 것이다. 옆바람이 더 세차게 느껴지므로 스키보다 더욱 속도감을 즐길 수 있다.

60년대에 미국에서 시작된 이래 우리나라에는 90년대 들어 본격 도입됐다. 서울 대학로나 세종문화회관 뒷거리에서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던 젊은이들이 스키장으로 몰리면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스노보드 애호가들은 그 매력을 한마디로 「자유」라고 말한다. 이들은 스노보드가 미국 저항문화의 대명사인 60년대 히피문화, 70년대 지독한 개인주의, 80년대의 흑인문화와 정신적 혈연관계에 있는 스포츠라고 분석한다. 롤러보드·서핑·스케이트보드도 바로 이런 미국사회의 「뒷골목 문화」가 탄생시킨 스포츠라는 주장이다.

『드럼통이 구르는듯한 격렬한 소리, 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꿀 때마다 깊이 패이는 눈, 일반스키장에서 스노보드를 탄다면 스키장의 부랑아 내지는 무법자 소리를 들을 법한 요소들이 우리 세대의 감각에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스노보드 4년 경력의 이기영씨(20·명지전문대 휴학중)는 같은 의견이다. 그는 또 스노보드를 탈때 두 손이 자유롭다는 점이 「자유에의 열망」을 충족시켜준다고 말한다. 동작이 크고 다양한 점프·묘기를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과 여가를 따로 구별하지 않는 것도 스노보더들의 한 특징으로 볼 수 있다. 스노보드 패션이 그 증거. 우선 복장이 자유스럽다. 스키처럼 운동복장이 따로 필요하지 않다. 이기영씨의 경우 허리사이즈는 28인치이지만 보통 34인치의 바지를 입고 발길이는 280㎜이지만 290㎜ 신발을 신는다.

일을 하다가도 언제든지 스키장으로 달려가 스노보드를 즐길 수 있는 전천후 복장이다. 문화평론가 정준영씨(32)는 『스노보드가 대중매체에 의한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한국사회 젊은이들의 내적 필요에 근거해 확산된다면 새로운 문화의 한 상징이며 세대를 나누는 한 증거물이 될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스노보드 전문가들은 『올해가 스노보드 열풍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 ‘개척자 정신으로 뭉쳤어요’
최초의 동호인 모임 「레드렌」

「레드렌」(Redren)은 한국 최초의 스노보드 동호인 모임이다. 보드를 타고 설원을 누비던 한국체육대생 4명과 디자인을 전공한 홍일점 조태정씨(24)이 92년 11월에 결성했다.

레드렌이란 노르웨이의 눈속에서 사는 붉은 여우.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의 마스코트였다.

이 팀의 활약상이 겨울스포츠계에 알려진 것은 93년 2월. 무주에서 열린 말보로컵 국제대회에서 회원 모두가 입상하면서부터이다. 한 회사가 1년간 그들의 스폰서가 돼주었다. 덕분에 외국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행운을 얻었다. 「한국 스노보드의 개척자」란 칭호도 받았다.

첫 원정 국제경기였던 93년 일본대회에서는 참여하는데 의의를 뒀다. 성적은 10위권대를 맴돌았다. 그러나 올해 9월 뉴질랜드대회에서 이 팀의 리더 윤동혁씨(23)는 3위에 입상했고 조태정씨는 7위를 했다. 세계일류의 수준에 비하자면 아직 배울 점이 많지만 괄목상대한 실력향상을 보이고 있다. 윤씨는 현재 일본에서 스노보드를 배우고 있다.

회원들은 가능하다면 해외전지훈련을 떠나고 싶어한다.

그들은 대관령 삼양목장 등지의 야산비탈에 밤새워 눈을 쌓고 점프대를 설치해 새벽부터 연습했다. 해가 중천에 오르면 「눈녹듯」 코스가 사라졌다. 합숙훈련기간에 그들은 매일밤 눈을 쌓아올려야 했다.

또 스키어들의 「박해」도 심하다. 스노보드족을 스키장의 무법자로 오해했다. 활강때 보드가 미끄러지며 내는 소리가 크고 눈을 깊이 파헤치기 때문이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비싼 장비를 구입하는 일도 힘겨웠다.

이들은 올 12월초에 「한국적」 스노보드 입문서를 낼 예정이다. 우리의 스노보드 현실에서 외국책 번역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여우에게 호리병에 담긴 음식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란다.


◎ 스노보드 패션 도심거리 휩쓴다
헐렁한 바지에 벙벙한 신발 신어
「서태지…」영향 비디오까지 인기

헐렁한 바지, 내릴 수 있는 데까지 끌어내린 티셔츠, 크고 벙벙한 신발·가방. 기능성이 떨어지는 긴 머리를 삭발에 가깝게 깎고 메이저리그 모자를 뒤집어쓴 이른바 배기(Baggy) 스타일….

스노보드가 신세대문화의 한 장르로 자리잡고 있다. 스노보드를 소재로 한 문화상품이 각광받고 있으며 도심 거리는 스노보드 패션 물결로 출렁이고 있다.

최근 서태지와 아이들이 4집을 발표하면서 보여준 새로운 스타일은 스노보드 문화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들은 우선 미국 등지에서 「스트리트 패션」이라 불리는 스노보드 복장을 선보였다. 이 앨범의 아홉번째 수록곡은 스노보드 경기의 한 종목이름에서 따온 「프리스타일」(Free Style). 「태지보이스」(Taiji Boys) 역시 스노보더들이 「우리의 음악」이라고 주장하는 펑크록이다.

유행을 「창조」하는 대중문화 관계자들이 스노보드의 시장성에 발빠르게 주목했지만 신세대들은 한 걸음 더 빨랐다. 자족적 문화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그들은 이미 스노보드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었다.

중·고생 사이에서는 스노 보딩장면이 인상적인 「스키 아카데미」 「폴리스 아카데미 4」 등의 비디오를 경쟁적으로 빌려보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월간 「스키저널」의 발행인 신현수씨(40)는 『스노보드가 신세대의 감각에 어울리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즉 어려서부터 혼자서 PC와 TV를 즐기며 스스로 놀거리를 찾아내야 했던 맞벌이부부의 외동 아들 딸들이 청소년기에 접어들어 행동반경이 넓어지면서 선택하게 되는 「나홀로 스포츠」라는 것.

신세대들의 스노보드 문화가 한갓 미국 모방의 유행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우리토양에 맞는 새로운 신세대문화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엮인글 :

KJ5

2012.09.05 11:25:23
*.196.118.68

여기서 Ricky님의 나이와 학력이 인증되는가.. ㅋㅋㅋ

Ricky!

2012.09.05 12:07:17
*.211.56.21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94학번 명지전문대 전자과.... 맨날 놀자고하면 술만먹고 당구치는거에 짜증나서 자퇴하고 군대갔다가 유학갔습니다~ 사실 공부가 싫었던게 정답이구요..ㅋㅋ 이 기사나왔을때 전 이미 자퇴한 상태입니다.
반바지 입는다고 교수가 뭐라그러는데 역시 엄청 짜증나더군요~
저 기사 저는 원본 신문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스크랩해놨지요~ ^^;
사진도 나와있다는...ㄷㄷㄷㄷㄷㄷㄷㄷ

중간 기사는 Mind 샵 사장님과 사모님 얘기입니다.. ㅎㅎㅎ 그리고 봉민호 프로님, 이승주 프로님, 김은광 프로님 얘기도 살짝 들어가있습니다~~ ^^

마지막 기사는 잡지사 사장의 내맘대로 기사입니다.. 제가 뭐라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ㅋㅋ
우리 얘기 제대로 듣지도 않고 자기 듣고 싶은것만 듣고 적은 기사입니다.

남군

2012.09.05 12:58:12
*.101.129.118

95년에 뭐 했더라...? ㅎㅎ

날아라가스~!!

2012.09.05 13:58:12
*.47.160.76

Ricky 님이 지금와서 (자유에의 열망...)이런 발언했다면 완전..ㄷㄷㄷ

Ricky!

2012.09.05 14:23:05
*.211.56.214

ㅋㅋㅋ 그것도 내가 얘기한거 아님! ㅋㅋㅋㅋㅋㅋ 스키저널 잡지사에서 자료넘기는 와중에 기자의견(?)도 들어갔나봐.. 오그라든다... ㅡ0ㅡ;;

Gatsby

2012.09.05 16:53:48
*.45.1.73

전 그때 미네소타 촌동네에서 첫장비를 중고로 지르고 좋아라할 때였죠.ㅋㅋㅋ
제가 귀국해서 첫시즌 때까지만 해도, 스노보더에 대한 박해가 대단했습니다.
근 20년 동안, 스노보딩은 겨울 스포츠 및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잡혔고,
기어들도 혁신을 거듭하며 발전하고 있고,
스노보더들도 더큰 스케일에 더멋진 기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스포츠들 중,
젊음, 열정, 실력, 스타일을 한번에 추구하는 종목이 바로 스노보딩이 아닐까 합니다.

또리장군

2012.09.05 19:46:32
*.248.67.14

오홍~~ 제가 입시준비 막 시작할때에~
자유를 위해 떠나셨다!!!
리키님!!
머쪄부려요~~ ㅎㅎㅎ ^^

ROCK ★

2012.09.05 22:06:00
*.12.242.206

95년.......중3? ㅋ

그라우스

2012.09.06 01:20:49
*.245.4.97

우앙 역사다

2012.09.06 04:50:20
*.43.116.86

아..띠바..94년도에 스키 타고 있었음...ㅋㅋㅋ

물론 젤 기억 남는 건 대우자동차 부평 공장에 해고노동자 지원갔다가 3자 개입할거냐는 노무 담당자의 말에 쫄아서 후퇴 후 막걸리 졸라 들이켰던 기억이...

다 추억이군요..ㅋㅋ

즈타

2012.09.06 11:55:28
*.107.92.11

오앙

원장

2012.09.06 12:23:34
*.13.4.118

95년 12월에 스키플레이트 바꾸러갔다가 스노보드 사들고 나와 맆트는 못타고 개바닥에서 뒹굴뒹굴하던 기억이;;;;

얼러려

2012.09.07 13:53:12
*.149.234.120

저도 94학번인데...시작은 2000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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