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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짜리 책 도난

조회 수 1246 추천 수 0 2012.02.11 14:10:40

 

 

 

 

국보로 남은 단 한권 \'간송본\'외에 등장한 \'상주본\' 실종사건의 재구성

머니투데이 김재동 기자|2012.02.0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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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반포식 재연행사
기획의도

유일하게 남은 한권인줄 알았다.

대왕 세종이 광산 김씨 문중에 하사한 \'훈민정음 해례본\'이 1940년 안동에서 발견됐을 때는 난리였다. 당시 집 한 채 값을 부른 매도자의 요구에 간송 전형필이 오히려
집 열채값을 얹어주고 구입할만큼 그 가치는 대단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조선 세종 28년(1446년)발간된 한글(훈민정음)의 해설서다. 전체 33장의 목판본이며 훈민정음의 창제 동기와 의미 사용법 등을 담고 있다. 목판으로 인쇄됐기 때문에 어딘가에 또다른 판본이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근 70년이 지나도록 또 다른 판본은 등장하지 않았다. 전형필이 건져낸 \'간송본\'이라 칭해지는 훈민정음 해례본은 국보 70호로 등재됐고 1997년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그러던 2008년 \'오성제자고(五聲制字攷)\'라 표제붙은 상주본이 나왔을 때 국학계뿐 아니라 온 나라가 환호한 것은 마땅했다. 혹자는 가치가 1조원에 달한다고도 했고 대부분은 \'무가지보\'라는데 동의했다. 하지만 상주본은 몇몇의 목격자만을 남긴 채 신기루처럼 사라져갔다.

그 안타까운 실종은 실종이 아니었다. 다만 국보 1호 남대문이 불탔듯 한 사람의 아집과 욕심이 만들어낸 비극일 뿐이었다. 이제 도굴과 절취와 아집의 과정을 거쳐 어디선가 훼손되어가고 있을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이야기를 드라마투루기를 빌어 재구성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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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공개된 상주본(왼쪽)과 간송미술관 소유 훈민정음 해례본(오른쪽).
등장인물

배00씨(49) - 경북 상주지역 골동품 수집가
조00씨(67) - 경북 상주지역 골동품상
임노직씨(50) - 한국국학진흥원 연구원
강신태씨(61) - 문화재청 사범단속반 반장
박순영씨(여) - 대구지검 상주지청 검사
서00씨(51) - 국내 최고의 도굴꾼

이외 손00씨, 정00씨, 김00씨등 사건에 관련된 여러 인물이 있으나 사건개요 이해를 위해 등장시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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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한장면.ⓒSBS홈페이지

#1. 경북 안동 광흥사 / 밤

자막: 2000년 3~4월 어느 날.

저녁 공양을 마친 시간. 이른 봄의 성급한 해가 자취를 감춘 후 밀려온 어둠을 밝혀주던 전깃불이 갑자기 나갔다. 스님들이 잠시 당황하는 사이 어둠을 뚫고 들이닥친 서너명 건장한 사내들의 실루엣. 이들은 스님들과 공양주까지를 삽시간에 묶어 한 방에 몰아넣은 후 한 사내의 지시에 따라 종적을 감춘다.

#2. 同광흥사 대웅전

경찰이 스님들의 진술을 듣는 동안 문화재관리국 사범단속반 강신태 반장은 처참하게 부숴진 토불들의 잔해를 씁쓸하게 돌아본다. 목불의 경우는 덮개나 뚜껑이 있어 복장 유물을 꺼내도 훼손돼지 않지만 복장당한 토불은 여지없이 부숴질 수 밖에 없다.

저만치서 경찰이 스님에게 묻는다.

경찰- 그래서 도굴당한 유물이 뭡니까?
스님 - 저희들이야 알 수가 없죠.

강반장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스친다. 열어본 적 없는 복장유물을 어찌 알겠는가? 문득 떠오르는 이름 하나가 있다.

강반장 - (낮게 읊조린다.) 서00.

#3. 상주시 골동품상

자막 2008년 7월.

저만치 주인 조모씨가 카운터에서 신문을 보고 있다.
손님으로 온 배모씨가 고서들을 골라 작은 박스에 담는다.
문득 그의 눈에 책 한권이 들어온다. ‘五聲制字攷’
배씨는 문득 카운터를 돌아본다. 조씨는 여전히 신문을 읽고 있다.
다시 한번 책에 눈길을 주는 배씨.

#4. 골동품상 카운터

배씨가 작은 박스 두 개를 들고와 올려놓는다. 그제서야 신문을 접고 보는 조씨.

조씨 - 다 골랐어?
배씨 - 예. 얼맙니까?
조씨 - (심드렁하니 책 제목들을 확인해보곤) 30만원만 주슈.
배씨 - 30만원? 예. (지갑을 꺼내 셈을 치른다.) 그럼 수고하세요 (하고 나가면)
조씨 - (그 뒷통수에 대고) 또 오우. (하고는 다시 신문을 펼친다.)

문을 열고 나가는 배씨의 얼굴에 설핏 미소가 스친다.

#5. 배씨집 방

산지사방에 골동품이 널려있어 어수선 한 중에 돋보기를 들이대고 책을 살피는 배씨. 한참을 살피다 책장을 덮는다. 드러난 책 제목. ‘五聲制字攷’ 다.

배씨 - (혼잣말) 하 참 아무리 봐도 물건인데 얼마나 나갈지 모르겠네.
(고개를 갸웃거리던 배씨) 옳지 그 수가 있지.
(하곤 방 한 귀퉁이의 컴퓨터 앞으로 옮겨 앉는다.)

#6. 한국국학진흥원

임노직 연구원이 책을 보고 있다. 전화벨이 울린다.

임연구원- 임노직입니다... 예... 예?...

잠시 숨을 막고 듣고 있는 임연구원.

임연구원- 문화재청 홈페이지에 올라왔다구요? 정말요? 믿기 힘든데요...
알겠습니다. 바로 상주로 가서 확인해보겠습니다.
(전화를 끊는 임연구원. 혼잣말)
훈민정음 해례본이 간송본 말고 또 있다구?...
속는 셈 치고 가보긴 해야겠지.

가방을 꾸리는 임연구원.

#7. 배씨집 방

떨리는 손으로 책장을 넘기는 임연구원 세필로 적은 주석이 나타날 때마다 돋보기를 들이대본다. ‘호오~!’ 절로 터지는 감탄사.
그런 임연구원의 모습을 손바닥을 비비고 침을 꼴깍 삼켜가며 지켜보는 배씨.
마침내 책을 덮는 임연구원.

배씨 - 어떻습니까?
임연구원 - 국보70호 간송본과 같은 판본입니다.
배씨 - (놀라서) 국보요?
임연구원- 근데... 중간에 10여 장이 없어진 거 같은데 어찌된 겁니까?
배씨 - 아... 그게... 예... 이게 워낙 중한 책 같아서
낱장씩 보관을 따로 하느라고요. 실도 낡기도 했고.
임연구원- 그런 것만으로도 훼손되는 겁니다.
저는 이만 보고를 하러 올라가야겠군요.
배씨- 예. 예. 그러셔야죠.

임연구원 방을 나가면 ‘앗싸!’ 환호하는 배씨.

#8. 조씨의 골동품상

신문을 보던 조씨 문득 시선이 멈추더니 눈이 휘둥그레진다.

조씨- 아니 이건!

하고 서둘러 자리를 뜨면 카운터 위에 펼쳐진 신문. ‘훈민정음 해례본 또 발견’ 제목의 기사와 사진이 실려있다.
저만치 ‘오성제자고’가 놓여있던 자리를 살피는 조씨. 조씨 끝내 찾지 못하고 몸을 일으킨다.

조씨 -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최근에 책 판 기억도 없는...(뭔가 생각났다.)
그래 그 놈!

#9. 몽타쥬

1. 경찰서- 서로 멱살잡고 싸우는 두사람
2. 민사법정- 서로를 비난하는 조씨와 배씨.
조씨는 변호사를 선임했고 배씨는 홀로 맞상대한다.

#10. 대구교도소

자막 2011년 4월.

철문이 열리고 한 사내가 나선다. 사내는 하늘을 한번 올려다본다. 그 사이 검은 세단이 그앞에 멈춰서고 사내는 차에 올라타 사라진다. 사내는 첫씬 광흥사 습격의 주범 서00씨다.

#11. 대법원 법정

자막 2011년 6월.

판사가 판결을 내린다.

판사- 이 사건은 배씨가 절취한 정황이 인정되므로...
배씨는 조씨에게 해례본을 돌려줄 것을 명한다. (땅땅땅.)

고개를 떨구는 배씨와 환호하는 조씨.

#12. 배씨집앞

조씨가 삿대질하며 악다구니를 쓰지만 배씨는 먼 산 보고 있다.(FO)
(FI)배씨의 코앞에 영장을 들이미는 수사관 고갯짓하면 경찰들이 몰려들어 수색을 펼친다.
그 모습 가소롭다는 듯 비웃는 표정의 배씨.(FO)
(FI)자막 2011년 9월.) 같은 자리에서 수갑이 채워지는 배씨. 하지만 의기양양한 채로 경찰차에 올라탄다.

#13. 대구지법 상주지원 1호 법정

자막 2011년 11월 24일.

증인석에 그 사내. 서00씨가 앉아있다.

박순영검사- 증인이 절취한 고서의 표지, 일명 ‘가오리’를 보고
훈민정음 해례본임을 알 수 있었습니까?
서모 - 예.
박검사- 경북 안동 광흥사에서 훔친 것입니까?
서모 - 거기서 나왔습니다.
박검사- 훔칠 당시 해례본임을 알았습니까? 책의 상태는 어땠습니까?
서모 - 표지와 내용을 몇 장 들춰보고 해례본임을 알았습니다.
상태는 뒷장이 떨어져 나가고 너덜너 덜했습니다.
박검사- 그 책을 어떻게 했습니까?
서모 - 한 박스의 다른 고서랑 같이 조씨에게 500만원 받고 넘겼습니다.

자막 2011년 11월 26일 동 법정.

박검사- 피고 배씨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소재를 밝히지 않고 범행을 부인하는등
죄질이 불량하므로 징역 15년 형을 구형합니다.

#14. 구치소 면회장

철창너머로 배씨가 이쪽을 보고 있다.

목소리- 해례본 어딨어요?
배씨- 여기오고부터 생각이 안납니다.
목소리- 안전한가요? 훼손될 위험은 없나요?
배씨 - 책임 못집니다.
목소리- 어떡하면 되겠습니까?
배씨- 무죄로 풀어놓고 시작하시죠. 굴복해서 내놓을 순 없습니다.
(결연한 표정)

#15. 대구지법 상주지원 1호 법정

자막 2012년 2월 9일

김지현 재판장 - 피고 배00의 죄질이 불량함을 인정하여 징역 10년형에 처한다.

땅땅땅 판결봉이 울리도록 배모씨는 시종일관 고개를 푹 숙인채이다.

재판장 - 피고는 항소하려면 일주일내에 고법에 항소하세요.
근데 그때는 이 소중한 해례본을 내놓고 선처를 청해야 할 겁니다.
지금 세계 유네스코에 등재된 국보70호보다 더 귀할 수 있는 유산예요.
이런걸 피고 개인 욕심으로 훼손시켜선 안되지요.
잘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피고 배모씨의 고개는 들릴줄 몰랐다. End.

*문화재법 위반혐의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은 배씨. 전국민이 그의 생각이 바뀌길 고대하고 있다.

이기사주소 | http://news.mt.co.kr/mtview.php?no=2012020819073898873&type=1

 

 

 

 

훈민정 해례본

 

조선시대의 책으로 훈민정음의 한문해설서이다. 총 33장 3부로 이루어져 있는 책으로 현재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으며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훈민정음은 크게 ‘훈민정음해례본’, ‘훈민정음언해본’, ‘훈민정음예의본’으로 나눈다. 해례본은 훈민정음 창제 목적을 밝힌 세종어제서문과 훈민정음의 음가와 문자 운용법을 밝히고 있는 예의, 정인지가 쓴 서문 등 3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훈민정음해례본을 훈민정음 원본이라고도 한다. 훈민정음은 세종 25년(1443)에 창제하고 세종 28년(1446)에 공식적으로 반포되었다.
1940년 이 책이 발견됨으로써 한글 창제의 원리와 창제 당시의 우리말의 구조와 형태를 알 수 있게 되었다. 표지 두 장이 없어진 채로 발견되었는데, 소장자에 의하면, 연산군이 언문책을 가진 자를 처벌하자 처벌을 피하기 위해 없앤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을 얻게 된 간송 전형필(아래 사진)은 한국전쟁 중에 이 책 한권을 들고 피난을 떠났으며, 잘 때에도 베개삼아 자면서 한시도 손에서 떨어뜨리지 않았다고 한다.

 

 

간송 전형필

(全鎣弼, 1906년 7월 29일 ~ 1962년 1월 26일, 서울 출생)
 

1906년 서울에서 으뜸가는 대부호의 아들로 태어났다. 1926년 휘문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1929년 와세다대학 법학부를 졸업하였다. 1932년 서울 관훈동의 한남서림(翰南書林)을 인수하고, 한국의 문화재들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문화재들을 사모으기 시작한다. 우리의 문화재에 보다 큰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휘문고 스승이었던 춘곡 고희동과 독립운동가 위창 오세창 선생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 훈민정음 발견 일화

 

1942년 안동에서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은 원래 광산 김씨 종가의 긍구당 서고에 보관되어 오던 광산김씨 문중의 가보였다고 한다. 세종이 광산김씨 문중에 여진정벌의 공로를 치하하는 의미로 내린 서책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당시 이 집안의 사위였던 이용준이 매월당집 등을 비롯하여 훈민정음 해례본을 몰래 빼돌려 안동의 자택에서 보관하고 있다가 김태준을 통해 간송 전형필 선생에게 훈민정음 해례본만 만원에 판매하였다. 최초 판매가로 천원을 제시하였으나 원래 문화재의 가치를 정확히 치르는 것으로 유명했던 간송 선생은 금액이 너무 적다고 생각하여 거간 노릇을 한 김태준에게 천원을, 그리고 훈민정음 해례본의 가격으로 만원을 치렀다. 당시 천원이면 좋은 기와집 한채를 살 수 있었다고

 

엮인글 :

홈즈

2012.04.24 09:45:30
*.201.81.58

만일, 배씨가 상주본을 조사장의 가게에서 가져온게 아니라, 다른 곳에서 가져온 것이라면?
배씨 입장에서는, 자기의 것도 아닌데 법의 힘을 빌려 억지로 탈취한 조사장이 무한히 미울것이다.
또한 조사장의 것이 아닌게 분명한데 조사장의 것으로 만들어준 법 판결도 원망스럽고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더욱더 가치있는 문화재를 악인의 손에 쥐어주기 싫어 묵언으로 버티는 것이 아닐까? 물론, 조사장의 가게에서 훔쳐온게 사실이라면 말할 가치 없이 나쁜 사람임에 분명한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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