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글게시판 이용안내]

막국수

조회 수 3110 추천 수 0 2011.02.08 18:10:42

 

 

 

 

 

 

늦었으니까 서둘러

 

원래 늦어도 10시에는 출발하기로 했는데 눈을 떠보니 11시

 

서두르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서두르는 시늉만 한다.

 

대강 옷을 챙겨 입고 씻는 둥 마는 둥

 

사우디아라비아로 연주여행을 떠난 후배네 집에 먼저 들른다.

 

집을 비우는 동안 자기가 키우는 화초에 물좀 주란다.

 

수위실에서 현관 키를 받고 비밀번호를 눌러서 집에 들어간다음, 물을 넉넉히 주고 드디어 출발

 

 

 

 

 

 

 

 

 

 

 

날씨는 좋은데 서울 하늘은 희뿌옇다. 

 

 

 

 

 

 

 

 

 

 

올림픽대로를 타고

 

 

 

 

 

 

 

 

 

 

 

경춘고속도로로 진입

 

 

 

 

 

 

 

 

 

 

하늘이 자기 색깔을 찾아간다.

 

 

 

 

 

 

 

 

 

 

터널

 

세어보진 않았지만 서석면까지 가려면 이런 터널을 꽤 많이 지나야 한다.

 

 

 

 

 

 

 

 

 

 

 

업그레이드를 안해서 새로 뚫린 경춘 고속도로는 네비에 표시가 안된다.

 

 

 

 

 

 

 

 

 

 

 

습관적으로 휴게소로

 

 

 

 

 

 

 

 

 

 

이젠 휴게소들도 예전같지 않고 산뜻하다.

 

 

 

 

 

 

 

 

 

 

 

하지만 여전히 정겨운 풍경

 

 

 

 

 

 

 

 

 

 

생각외로 사람들이 많다.

 

경기가 안좋아서 다들 조금은 힘들어하는 것 같은데, 어디든 북적대면 괜히 기분이 좋다.

 

 

 

 

 

 

 

 

 

 

 

자기 색깔을 찾은 하늘

 

 

 

 

 

 

 

 

 

 

 

 

 

 

 

 

 

 

 

 

 

다시 터널

 

 

 

 

 

 

 

 

 

 

하늘은 여전히 파랗고 평일이라 차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동홍천, 인제로 빠지는 길

 

여기까진 금방이다.

 

 

 

 

 

 

 

 

 

 

하지만 여기부터도 은근 들어가야지 서석면에 도착한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오자 마자 첫번째로 만난 구제역 소독 현장

 

추운데 고생하신다.

 

목적지까지 가는데 대강 열번은 이런 곳을 통과한 것 같다.

 

 

 

 

 

 

 

 

 

 

 

얼른 구제역이 잦아들길 바랄뿐이다.

 

 

 

 

 

 

 

 

 

 

이 길이 확실해!

 

라는 말을 아내가 하는 순간 경험상 길을 잘못 들었다는 걸 안다.

 

 

 

 

 

 

 

 

 

 

 

아직 바닥에 눈이 쌓여있는 산골짜기 길

 

 

 

 

 

 

 

 

 

이쪽으로 가야하나

 

 

 

 

 

 

 

 

 

 

아님 이쪽으로

 

 

 

 

 

 

 

 

 

어차피 급할 건 없고

 

 

 

 

 

 

 

 

 

 

아직 눈이 쌓여있는 한적한 시골마을의 풍경은 아름답기만 하다.

 

 

 

 

 

 

 

 

 

 

 

물어물어 길을 다시 찾고

 

 

 

 

 

 

 

 

 

 

익숙한 다리

 

여기만 건너면 곧 목적지다.

 

 

 

 

 

 

 

 

 

 

 

드디어 도착한 서석면

 

반갑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에 나옴직한 30년도 더된 가건물

 

오늘의 목적지다.

 

심심산골에 자리잡고 있지만 나름 알려진 곳이다.

 

 

 

 

 

 

 

 

 

여름엔 알음알음 찾아온 사람들로 꽤 붐비는 야외 테이블들

 

 

 

 

 

 

 

 

 

난로가 켜져있는 따뜻한 실내

 

점심시간때가 지나서 그런지, 아님 구제역때문인지 우리말고는 손님이 없다.

 

 

 

 

 

 

 

 

 

 

막국수와 손두부와 감자전과 동동주 반되를 주문한다.

 

막국수는 주문하면 그때그때 메밀반죽에 들어간다.

 

직접 담근 된장과 청국장도 판다.

 

그걸 사다가 냉장고에 넣어놓고 찌개나 국을 끓여먹곤 하는데, 담백하고 구수한게 일품이다.

 

 

 

 

 

 

 

 

 

 

따뜻한 난로 옆에 자리잡고

 

 

 

 

 

 

 

 

 

 

막국수에 넣어먹는 겨자와 식초, 참기름등등

 

하지만 참기름 한방울 말고는 아무것도 넣지 마시라.

 

맑은 공기와 물에, 직접 기른 채소에, 충분한 국내산 메밀 함량에, 무심한 듯 시크한 강원도 깊은 산골의 마음씀씀이에 맛은 차고도 넘친다. 

 

 

 

 

 

 

 

 

 

 

 

따뜻한 면수로 몸과 마음을 녹여주고 

 

 

 

 

 

 

 

 

 

 

손두부와 감자전

 

 

 

 

 

 

 

 

 

 

 

언젠가 이집에 와서 막국수와 손두부를 주문한 적이 있는데, 사모님이 어젯두부 밖에 없어서 두부는 안파신단다.

 

어젯두부가 뭔소린가 여쭤봤더니 어제 만든 두부란다.

 

괜찮으니 주시라고 부탁드렸더니 내오시는데, 맛을 보니 그동안 먹어왔던 오늘두부(?)와 차이가 없다.

 

참 재미있는 곳이다.

 

 

 

 

 

 

 

 

 

 

 

손두부와 감자전을 찍어먹는 양념장

 

 

 

 

 

 

 

 

 

 

전국 방방곡곡에 두부파는 곳은 많다.

 

다 다녀보진 못했지만 아직은 여기보다 맛있는 두부를 맛본적은 없다.

 

 

 

 

 

 

 

 

 

 

슴슴한 두부국물

 

처음 이집와서 먹어보고 놀랬던 건 막국수도 막국수지만, 손두부와 이 두부국물이다.

 

전날 술을 잔뜩 마시고 왔었는데 속이 얼마나 편해지던지

 

 

 

 

 

 

 

 

 

 

시원한 백김치

 

 

 

 

 

 

 

 

 

 

 

아삭아삭

 

 

 

 

 

 

 

 

 

 

 

갓김치

 

 

 

 

 

 

 

 

 

 

다 텃밭에서 직접 수확한 채소들로 만든다.

 

 

 

 

 

 

 

 

 

 

 

감자전

 

 

 

 

 

 

 

 

 

 

강원도 감자로 만들어서 그런지 찰지고 고소하다.

 

 

 

 

 

 

 

 

 

 

 

 

동동주 반되

 

 

 

 

 

 

 

 

 

 

 

얼마만의 낮술인가?

 

는 아니고 종종 있는 일이다.

 

 

 

 

 

 

 

 

 

 

 

 

 

드디어 막국수

 

 

 

 

 

 

 

 

 

 

 

음식은 눈으로도 먹는거라는데 담긴 모양새에서 공력이 느껴진다.

 

 

 

 

 

 

 

 

 

 

 

역시 전국의 막국수 집을 다 다녀본것은 아니지만 한다는 곳은 거진 가본 것 같은데, 내 입맛에 여기이상 가는 곳은 아직 없다.

 

 

 

 

 

 

 

 

 

 

 

특이하게 고명이 많지는 않다.

 

 

 

 

 

 

 

 

 

 

 

약간 싱거운 듯하면 다대기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한다.

 

짐작하기론 고춧가루로 어떻게 한것 같은데, 슬쩍 여쭤보니 만드는 법은 며느리도 모른단다.

 

 

 

 

 

 

 

 

 

 

 

뚝뚝 끊어지는 메밀 면발

 

 

 

 

 

 

 

 

 

 

살엄음이 떠있는 동치미 국물

 

 

 

 

 

 

 

 

 

 

 

면이 조금 남았을때 동치미 국물을 적당히 넣어준다.

 

 

 

 

 

 

 

 

 

 

 

음~

 

 

 

 

 

 

 

 

 

 

 

 

한번에 먹는 양이 많지는 않은 편인데, 적지않은 양을 깨끗이 비웠다.

 

 

 

 

 

 

 

 

 

 

식당 바로 옆에 있는 텃밭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이런 기분 좋은 포만감은 얼마만인지

 

 

 

 

 

 

 

 

 

 

 

가시나무?

 

 

 

 

 

 

 

 

 

 

막국수집 근처에 있는 홍천의 명물 옥수수 찐빵

 

인터넷으로도 주문이 가능하다.

 

 

 

 

 

 

 

 

 

 

 

아는 사람은 알지만 여기 찐빵 꽤나 맛있다.

 

 

 

 

 

 

 

 

 

 

 

우리나라와 세계 여러나라의 민속악기가 전시되어 있고, 조그마한 규모의 재미있는 연주회가 열리곤 하는 공연장이 있는 박물관과 국악하는

분들이 연습할 수 있는 토굴이 있는 마리소리골

 

국악하시는 이병욱 교수님이 사재를 들여서 조성한 곳인데 유쾌하고 멋진곳이다.

 

 

 

 

 

 

 

 

 

 

 

박물관

 

 

 

 

 

 

 

 

 

 

도시생활에 지칠때면 가끔 머물렀다 가는 마리소리골 사택

 

 

 

 

 

 

 

 

 

 

 다시 읍내로 가는 길

 

 

 

 

 

 

 

 

  

다 훌훌 털어버리고 이곳에 정착해 버릴까?

 

 

 

 

 

 

 

 

 

 

서석면 읍내의 또하나의 명소 수향다방

 

이곳엔 밝고 명랑하고 마음씨 고운 요정이 한명 살고 있다.

 

가끔 없을때도 있는데, 그땐 마실 나간거다.

 

 

 

 

 

 

 

 

 

 

 

 

주로 마시는 건 쌍화차와 메뉴에는 없는 생마즙

 

 

 

 

 

 

 

 

 

 

 

날계란이 들어가 있는 쌍화차

 

 

 

 

 

 

 

 

 

 

 

음~

 

 

 

 

 

 

 

 

 

 

 

 

생마즙

 

주문하면 바로 옆에 있는 나이드신 심마니분이 직접 운영하시는 약초가게에서 마를 사와서 만들어 준다.

 

옆가게에서 가을이면 파는 자연산 송이도 일품이다.

 

자연산 송이를 이곳에서 직접 구입할때 유의할 점

 

남자들끼리 가면 어차피 전국각지로 금방 팔려나가는 거라 절대 안깍아 주시는데, 여자들끼리 가면 에누리를 해주신다. ^^

 

생마즙을 주문하고 가만히 있으면 약간 짜게 만들어 주니 싱겁게 해달라고 미리 주문한다. 

 

신기하게도 여기 생마즙은 맛도 맛이지만 몸이 금방 반응한다.

 

 

 

 

 

 

 

 

 

 

 

구제역은 어김없이 이곳에도 들이닥쳐서 차량도 통제되고, 두달가까이 드나드는 사람이 거의 없었단다.

 

이제 겨우 큰도로로 통행이 가능해졌다는데 여전히 동네 분위기가 그렇게 좋지는 않은가 보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서울로 올라가는 길

 

 

 

 

 

 

 

 

 

 

 

 

서울이다.

 

 

 

 

 

 

 

 

서석면

 

우리나라 구석구석 그렇게 알려지지 않은 괜찮은 시골 마을이 어디 여기뿐이겠냐만은, 이곳도 참 아름다운 곳이다.

 

여름에 가면 그림같은 계곡물에 몸담그고 놀곳도 많고. 읍내의 정육점에서 파는 토종닭이나 고기들도 상태좋고, 왠만한 식당들도

 

다 한맛씩들 한다.

 

서석장 (풍암장) 이라는 시골장도 열리는데, 흥정도 해가면서 구경다니면 은근 재미지기도 하다.

 

팬션도 많고, 서울에서 두시간정도 걸리는 곳이니 당일로 다녀오기도 좋다.

 

복잡대지 않고 지금처럼 한가로운 곳으로 남겨져 있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그건 내 욕심이고, 많이 좀 알려져서 풍성해졌으면 좋겠다.

 

으스스한 겨울에 몸도 마음도 따뜻해지는 하루다.

 

 

 

 

 

 

생곡 막국수 :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 생곡리 694-1.  033 436 5061 

 

 

생곡 1리 산사나무골 홈페이지 http://www.sansagol.com/main/main.jsp

 

서석넷 http://www.seoseok.net/

 

 

 

 

 

 

 

Clarence Gatemouth Brown - What Am I Livin' For 

 



엮인글 :

<.>

2011.02.08 20:31:11
*.46.145.59

막국수란 제목에

 

바로 막국수 사진이 뜰줄 알았는데

 

미소를 지으며 보았네요....

 

이런 느낌 무척 좋은데요 ㅎㅎ

보드10년차

2011.02.08 21:03:27
*.215.228.186

넘넘 잘봤습니다...

 

아 막국수 땡기네~~

험프티덤프티

2011.02.08 21:24:44
*.143.122.117

좋은 곳이군요.

기억해 두었다가 날 풀리면 한번 가봐야겠네요...

영웅이

2011.02.08 21:48:51
*.140.42.41

아는 지인이 서석면쪽에 시골집이 있어서 자주가는곳인데..

막국수집이나 찐빵집 다 가본곳...

막국수집은 여름에 가면 개울 옆에서 먹을수 있어 좋킨한데..맛은 보통이였던듯..

찐빵은 갈때마다 샀었는데.   악기박물관은 처음봄.. 요즘 생겼나..

 

옥또

2011.02.09 00:25:07
*.37.167.23

드림님 사진 내공이 점점 깊어지시는것 같네요.

 

저도 막국수와 감자전 참 좋아하는데

 

제가 좋아하는 주문진 삼교리막국수(http://www.samgyori.co.kr/)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담에 춘천갈일 있을때 홍천한번 들려야겠습니다.

 

 

드림™

2011.02.09 14:43:10
*.192.163.138

이제 조리개가 뭔지 좀 알았을뿐입니다.

 

삼교리 막국수는 먹어본적이 없는데 한번 가봐야겠네요. ^^

즈타

2011.02.09 01:33:32
*.140.184.118

늘 항상 제가 생각 하고 꿈꾸던 그런 것이네요

맛있는걸 먹으면서 추억을 쌓고 사진으로 기억하고......

달려보더

2011.02.09 01:58:23
*.128.34.23

동치미 국물을 조금 넣어서 먹는 막국수 진짜 으악..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기름값에지지

2011.02.09 02:22:08
*.85.56.84

다이어트한다고 요즘 먹는거 조절 시작한지 몇일 안됐는데..죽겠네요..흐억...

휘청보더

2011.02.09 07:57:40
*.255.200.130

서석면.. 저두 일년에 한번은 가는곳인데~~

CABCA

2011.02.09 08:27:00
*.43.209.6

아...막국수..밀면...솔직히 그닥 맛난 줄 모르겠어요..맛나다는 집 가봐도 별 차이를 못 느끼겠음..

 

그래도...감자전하고 두부, 그리고 마즙때문에 침고이네요...츄릅..

빵먹고힘내요

2011.02.09 10:17:42
*.203.130.212

글을 참 재미있게 쓰시는듯^^

기술명장

2011.02.09 12:04:04
*.101.98.40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일년에 두세번 지나는 곳인데... 감사 감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펀글게시판 이용안내] [13] RukA 2017-08-17 65385 9
6091 메달 오브 아너 [2] Tahn 2011-10-11 1054  
6090 내가 프랑스 남자 같다나... 후훗... 봉주르 2011-10-11 1355  
6089 귀여운 고양이 [2] Tahn 2011-10-11 941  
6088 긍정의 힘 file [9] cluelin 2011-10-11 1479  
6087 현아 엉덩이 씰룩씰룩 [11] 재미 2011-10-11 2762 1
6086 대박 안보면 후회 file [4] 서영 2011-10-11 1604  
6085 누구를 위하여 .... 인생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되네요 file [4] 카빙은먹는... 2011-10-11 1317  
6084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 횡령 고발 무죄 secret [4] Gatsby 2011-10-11 766  
6083 가장 웃긴 시트콤 중의 한편 [7] 시흔 2011-10-11 2123  
6082 신지호의 팀킬? [9] CABCA 2011-10-11 1896  
6081 한글을 그리다~ file [25] 뉴타입피씨 2011-10-11 5169 12
6080 수건 훔치면안돼요, file [5] 쏘쏘1218 2011-10-11 1510  
6079 프랑스 TV에 나온 집단 정신병 [6] 반도의 추억 2011-10-11 1769  
6078 모자르지만 착한 준하형.JPG [21] 아우라 2011-10-11 2610 1
6077 음식 맛있게 먹는 방법 [12] Izazel 2011-10-11 2781 2
6076 코뿔소의 비밀 file [10] Izazel 2011-10-11 2166 1
6075 다보탑을 처음 본 사람의 심정 file [11] Izazel 2011-10-11 2252 1
6074 뭐랄까.... 살인 슛이라고나 할까 [15] Izazel 2011-10-11 1925 1
6073 이동화장실 몰카 ^^ [6] CN 2011-10-11 1910  
6072 - 박인숙 외의 시집《작은나무 시인들》에 실린 박인숙의 시 <가장 큰 죄>... [1] kukihaus 2011-10-11 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