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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군대와 여성, 그리고 남성

나는 대한민국에 태어난 건 별로 고맙지 않으나 여기서 남자로 태어난 것만큼은 신께 무한히 감사드린다. 한가지 예로, 서울 시내의 카페에 가면 담배를 피우는 여자들이 있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여자는 하나도 없다. 왜? 여성 흡연자들이 우연하게 모두 실외 흡연을 싫어하는 성향을 갖고 있어서? 아닐게다. 길거리에서 흡연을 하는 여성에게 언제라도 언어적, 물리적 폭력을 가할 준비가 되어 있는 우리 대한 남아들 덕분이다. 한 인간집단이 다른 인간집단에게 가하는 이 일상적 폭력, 끔찍하지 않은가?

헌재에서 군가산점에 위헌판결을 내렸을때, 인터넷에선 난리가 났다. 자기가 군에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수난곡을 쓰는 비장한 실존주의자, 이번 판결이 북괴의 남침을 부를 것이라 미리 걱정하는 애국주의자, 휴전선의 장병들에게 즉각 총을 내려놓으라고 선동하는 조건적 반전주의자, 싸가지 없는 딸들을 꾸짖으며 풍속을 걱정하는 봉건적 유림. 오랜만에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쳐, 집집마다 피가 끌어 사기가 드높더니, 장하다 대한의 건아들, 예비군복 꺼내 입고 이화여대 홈페이지에 몰려가 기어이 사이트를 초토화해버렸다. "여자도 군대를 보내야 한다." 성난 테러의 목소리. 대꾸하는 소프라노. "더럽다 더러워, 그래 우리도 군대 갈께."

"군대를 갔다와야 사람이 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시민은 반인반수다. 왜? 적어도 부모 중의 한 편
은 군대를 갔다 오지 않았으니까. 실제로 고대 정복국가 시절엔 국방에 참여하는 군인만이 시민으로 인정받았다고 한다.
한마디로 군복무를 했다는 사실로 성차별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말도 안되는 논리라 누구도 공공연히 이런 주장을 내놓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런 사고방식이 우리 사회의 무의식에 뿌리 깊이 박혀 있음에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 사건을 두고 대한민국 남성들이 보인 그 광적인 반응은 설명이 안된다. 단언컨대 군복무의 경험은 우리 사회에서 남성들의 자존심을 이루는 아주 중요한 근거임에 틀림없다. 헌재의 판결은 대한민국 남성이 가진 이 유일한(?) 자존심을 건드렸고, 그래서 별것도 아닌 일에 그 난리들을 쳤던 것이리라.
사실 이 판결로 영향을 받은 사람은 대한민국 전체 남성 중에서 소수점 몇자리 아래의 퍼센티지에 불과할 것이다. 헌법 소원을 낸 사람 중에는 남성 장애인도 끼어 있었다. 근데 왜 이문제가 '남성 대 여성'의 성대결로 나아가야 했을까? 또 이들은 군필자에게 혜택을 주지 말라고 하지도 않았다. 그 혜택을 다른 방식으로 주라고 주장했을 뿐이다. 그런데 대체 왜 이게 군필자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걸까?

이런 것을 따져보는 이성적인 논의는 없었다. 엄마 품을 떠나 집단 생활을 해봤다는 자부심에 넘치는 우리의 다 큰 보이스카웃 어린이들. 대한민국 예비역 장병 여러분들은 그런 재미없는 문제엔 애초에 관심 없다. 이들의 몸부림은 현실적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었다. 외려 원시부족의 연례 행삿처럼 남성들이 오랜만에 집단적으로 자기과시를 하는 일종의 종교적, 상징적 제의였다고 봐야 정확할 게다. 이들의 과장된 분노 속에서 나는 거꾸로 은밀한 기쁨을 읽는다. 즉 사회생활을 하며 여기저기서 받은 억압의 스트레스를 만만한(?) 상대를 만나 맘껏 퍼부으며 해소할 건수가 생겼다는 데서 오는 기쁨. 그리고 그 야수와 같은 공격본능을 맘껏 발산하는 가운데 사나이들 사이에 맺어지는 끈끈한 의리와 전우애...!

이번 일로 나는 봉건적인 가부장제와 함께 근대 국민국가의 군복무 경험이 우리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성차별을 뒷받침하는 사회적 무의식의 또다른 축을 이루고 있음을 확인했다. 대한민국 남성들의 그 단순무식한 사고방식엔 기가 막혀 그냥 너털웃음이 나오나, 그 사고를 표현하는 그 가공스런 폭력성 앞에선 소름이 끼친다. 2월에 태어날 내 자식은 다행히 아들이란다. 아, 이래서 다들 아들을 밝히는구나. 여러분, 아들 낳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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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가산점 요구와 길거리 여성흡연을 아니꼽게 보는게  

엄마 품을 떠나 집단 생활을 해봤다는 자부심에 넘치는 우리의 다 큰 보이스카웃 어린이들의

군복무를 했다는 사실로 성차별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생각에 군복무 경험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성차별을 뒷받침하는 사회적 무의식에서 나온,  별것도 아닌 일에 사회생활을 하며 여기저기서 받은 억압의 스트레스를 만만한(?) 상대를 만나 맘껏 퍼부으며 해소할 건수가 생겼다는 데서 오는 기쁨 과 야수와 같은 공격본능을 맘껏 발산하는 가운데 사나이들 사이에 맺어지는 끈끈한 의리와 전우애와 길거리에서 흡연을 하는 여성에게 언제라도 언어적, 물리적 폭력을 가할 준비가 되어 있는 , 한 인간집단이 다른 인간집단에게 일상적 끔찍한 폭력을 가하는 대한민국 남성들의 그 단순무식한 봉건적인 가부장제의 사고방식 이라고? . 

 

이 건은 진중권이 잘못한거 같은데,,,,

 

엮인글 :

달하나별둘

2017.08.23 15:47:02
*.151.145.3

이글은 그리내용이 와닫지않는군요

무주기린

2017.08.23 15:57:04
*.39.130.116

페미니스트든 뭐든 다 좋은데 양성평등을 외치면서 그에 합당한 권리를 주장하는건 인정 그러나 우리나라 여초는 뭐든지 남자보다 월등하게 해달라고 시시껀껀 시비 거는 거 같아서 맘에 안듬 남성들은 생활속에서 여성을 배려 해주려고 노력하는데 여초들은 받을 건 받을 때로 받고 여왕 노릇 할려는 경향이 있음.. 이 댓글은 우리나라 여성을 전부다 얘기 하는것이 아니라 메갈집단 말하는 것임

환타_

2017.08.23 17:18:40
*.130.242.186

10년도 넘은 오래 전 떡밥이네요.
저 사건은 진중권씨 말대로 몇몇 X신같은 마초들이 저걸 남녀대결로 몰아가서 정부 좋은 짓만 시킨 꼴이 된거였죠.
원래 소송의 목적은 군가산점 제도가 부당한 제도라는 것이지, 병역을 마친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들도 여학생들로만 이루어지지 않았고, 장애인 남성과 공익요원까지 들어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어쨌든 소송의 목적은 군대를 다녀온 남자에게 주어지는 공무원 시험에서의 가산점 제도가 가산점을 받지 못하는 사람에게 지나치게 가혹할 정도로 폭이 크다는 것과 군대를 다녀온 남자 중 극히 일부에게만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올바른 제도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99년 위헌 판결도 판결문을 읽어보면 군대다녀온 사람에게 혜택을 주지마라가 아닌,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남자에게만 헤택이 주어지는 가산점제도 말고 군대를 다녀온 모두에게 혜택이 주어지는 제도를 구비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헌재의 판결은 보통 재판관들끼리도 이견을 보여 몇대몇의 분위기가 되는게 일반적인데 이 때는 전원일치로 위헌 결론이 났을 정도로 해석의 여지가 없는 답이었습니다.
하지만...이후 사태는 정말 장난 아니었죠. 그냥 여자들 죽여라의 분위기였습니다.
당시 저도 군가산점 폐지쪽이었고, 여기저기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올리던게 인연이 되서 모 대학 학보를 비롯해 몇몇 매체에 글을 기고했었는데, 덕분에 협박전화와 협박메일 때문에 결국 휴대폰 번호와 이메일을 바꿀 정도였으니까요.
이화여대 게시판은 정말 쑥대밭이 됐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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