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일 1박2일로 베어스타운 갔다가 오는 날 오후에 재수가 더럽게 없었습니다 -_-

토욜 밤에 비가 계속 오다가 눈으로 바뀌었는데, 일욜은 머 슬로프 밑에만 얼어있고 위에 뿌린 눈이 살짝

덮인 상태. 그런대로 그렇게 나쁘진 않았습니다만 많이 미끄러지긴 하더군요.

상급자에서 내려오다가 속도 내서 턴하는데, 오른쪽이 슬로프 바깥이라 턴을 할 수밖에 없던 상황...

(참고로 저는 구피로 탑니다) 옆에서 웬 덩치 큰 여자 스키어가 제 쪽을 향해 같이 들어오더군요.

앞만 보고 내려가는 건지 제가 바로 뒤 옆에 있는줄도 모르고 계속 들어오더군요. 머 별수 있나요...

저도 모르게 점프했죠. 스키랑 꼬이면 안돼니깐...(데크에 기스나면 속상하죠...^^;;)

근데 그 여자는 전혀 속도 줄이려는 노력도 안하더군요. 절 계속 못 보고 앞만 봤나봅니다.

제가 좀 더 아래쪽으로 내려간 상황에서 부딪쳤죠. 뻑~ 하고...

근데 제가 밑에쪽에서 부딪친 거라 여자 하체쪽(아마도 부츠)에 제 얼굴이 부딪치면서

스키 날이 날라가면서 제 목을 싸악 한 번 감았습니다. -_-;;;  

처음엔 머 정신없어서 찢어진 줄도 모르고 한참을 엎어져 있었는데,

패트롤이랑 친구들 잔뜩 와서 다들 괜찮냐고 물어보더군요...

머 그 여자는 당연히 다친 데 없고...

패트롤이 제 얼굴에 까져서 피 흐르는 거 보고는 같이 의무실 가서 치료 받자고...

그래서 내려가서 의무실을 갔는데...

"얼굴은 괜찮은데 귀 뒤가 많이 찢어졌네요...모자 벗어보세요." 하는 거 있죠.

그래서 모자로 가려져 있던 부분을 벗었더니 피가 줄줄 나더군요. -_-;;

빨리 수술 해야된다고 병원 가야 된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같이 부딪치신 분도 같이 오셨어야 되는데...하더라구요.

제가 보드타다 누구랑 의무실 올 정도로 부딪쳐 본 건 처음이라 그런 것두 몰랐습니다.

그래서 제 친구들이 가서 아까 부딪친 여자와 그 부모들을 데리고 왔는데...(어떻게 잘도 찾았더군요ㅎ)

이 사람들이 오자마자 부모가 하는 말이...

"우리 애가 멀쩡히 잘 내려가고 있는데 뒤에 와서 쟤가 받았는데, 왜 우리보고 오라가라야! ..."

-_-;;; 다짜고짜 반말을 하는데 정말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제 나이가 스물 여섯입니다.

오자마자 많이 다치진 않았나 물어보기라도 좀 하는 게 도의적이지...

자기네는 절대 잘못 없다고 처음부터 난리를 치더라구요.

상대방 여자아이도 (한 중 3쯤 되어 보이는데),

"아저씨가 부딪쳐놓고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승질 부리더군요. 가족들이 다 똑같이...거 참.

보다못한 친구놈들이 흥분해가지구 한바탕 뒤집었습니다. 제 친구들이 좀 승질들이 다들 드러워서...

분위기 삭막해져서 겨우 제가 말리구...

나중에는 애 엄마가 하는 말이 자기 아이도 부딪친 부위가 아프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정말 황당했던 건,

멀쩡히 들어와서 뒤에 가만히 서 있던 애가 갑자기 무릎을 절뚝거리더니

옆에 의무실 침대에 쓰러지더군요. ㅎㅎㅎ

간호사도 어이가 없는지 한번 보더니,

"정말 아파요?정확히 어떤 부위가요?" 하면서 어이없다는 듯이 물어보더군요.

부모들은 그 상황에서도 계속 따지고 있고...

'교통사고에서도 무조건 뒤에서 박은 놈이 잘못'이라고 하면서...

마치 영화 <하면된다>의 한 가족 같아보였습니다. 헐...

그래서 부모한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무슨 삥뜯을라고 불렀냐... 일단 내가 눈에 보이게 많이 다쳤고 지금 수술 해야 한다니깐

쌍방간에 누가 잘못했던 일단 병원에 가보자.

내가 알기로 교통사고랑 다르게 슬로프에서 서로 애매하게 부딪치면 일단

치료비는 반반 부담하는 것이 통례인 걸루 알고 있다.

그리고 내가 뒤에서 받았다고 자꾸 말하시는데, 뒤에서 받은 나는 밑으로 튕겨나가서 엎어져 있고,

여자애는 그자리에서 넘어져 있다는 게 말이 되냐...뒤에서 맏았는데 어떻게 내 얼굴이 여자애 부츠하고

부딪칠 수 있느냐.  그러니깐 서로 언성 높일 게 아니라 일단 병원부터 가 보자....

그랬더니 자기 아이도 엑스레이 검사를 찍어야 한다느니 머 어쩌고 저쩌고 말이 많더군요.

어쨌든 자기네는 절대 치료비 못 내겠다는 둥..

문제를 자꾸 크게 만드는 것 같아서 결국엔 저도 승질은 나지만 그냥 됐다고 했습니다.

괜히 일 크게 만들어서 부모님 걱정시켜드리고 싶지 않았구요, 상종 못할 인간들이다 싶더라구요...

다친 사람 안부 물을 줄도 모르는 인간들...

슬로프에서 서로 부딪치면 자기잘못 아니더라도 일단 괜찮으세요?

안 다치셨어요? 하고 묻는 게 예의인것을...

암튼 그래서 뭐 의무일지 적고, 그 인간들 누워서 여기가 아프네 어쩌네 있는 거 꼴베기 싫어서

의무실 밖에 나와 친구들이랑 담배 한 대 피고 있는데 애 아버지라는 사람이 나오더군요.

빨리 치료해야 할텐데 어쩌냐구 아까와는 다르게 걱정스럽게 묻더군요.

그래서 그냥 좋게 잘 얘기하고 치료비는 됐다고 했습니다.

친구 차 타고 바로 장비 챙겨서 서울쪽으로 좀(한 7-8분 쯤) 나오다 보니깐

좌회전이 "광릉" 으로 써 있는 사거리에서 바로 "서울의원"이라는 곳이 보이더군요.

전화해보니 일요일인데도 진료하길레 들어가서 5바늘 꿰멨습니다.

치료비 제 의료보험으로 보험처리하니 9,600원 나오더군요.

주사 맞고 처방전 받아서 바로 옆 약국에서 처방하고... 집에 왔습니다.

에그...한 일주일 정도는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글 쓰는 이유는요...

혹시라도(그럴 일 없길 바라지만) 헝그리보더분들 저 같은 경우 당하실 경우를

대비해서 미리 알아두시라구요...

상급자 올라오는 미숙한 스키어들 항상 조심하시구요...

혹시 부딪쳐서 다치거나 하면, 얼마나 다쳤을 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상대방을 꼭 데리고 의무실로 가세요.

글구 병원은 아까 제가 말씀드린 곳(서울병원 031-555-2297)이 베어스타운에서는 제일

가까운 곳인 거 같구... 병원도 뭐 작은 병원은 아니더군요. 입원실도 많이 있는 걸 보니...

흠냐...

어쨌든, 그저께 차 뽀개먹고 어제 몸 상하고...

일진 안 좋았던 어느 주말이였습니다.

항상 안전보딩! 안전보딩!

엮인글 :

지나가다

2003.02.24 12:41:34
*.155.188.31

헬멧 쓰면 귀도 보호 돼는데 헬멧을 쓰시지 그랬어요 -.-ㅋ

2003.02.24 12:47:27
*.207.87.45

에궁...고생 많이 하셨네염....
꼬메신거 관리 잘 하시구여......
에이...나아뿐 xx들....
기본 매너가 엄는 사람들은 상종할 필요가 엄따는.....-,.-

2003.02.24 13:02:22
*.240.32.23

아 넹...헬멧을 썼어야 했는뎅...워낙 헝그리 해서 -_-;;;
허접 헬멧이라도 꼭 사서 쓰겠습니다. 감사~

2003.02.24 13:04:29
*.72.216.89

참..세상이란...ㅡ,.ㅡ^
고생하셨네요....
★호랑이★

2003.02.24 14:25:05
*.48.38.43

와 아프셨겠네요..
헬멧은 꼭 필요한겁니다~

2003.02.24 15:39:16
*.132.230.253

에효... 거생 많으셨네요.....

제가 근무했던 헝글님들이 보이콧하는 보더장은 패트롤이 꼭 양쪽 다 데리고 와서 상세하게 잘 적으시던데....

어쨌든 <하면된다>가족 참 꼴불견이네요

2003.02.24 16:21:38
*.82.105.28

자식이나 부모나..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죠. 거참.. 어이가 없어서

2003.02.24 17:08:05
*.234.154.2

고생 했습니다.

보드장에서 매너는 필순데....쩝 ...

인성검사하고 보드장 출입증 줄수도 없고..
..
헝글한 헬멧이라도 꼭 구하시길...

2003.02.24 17:33:52
*.76.50.243

그래도 그만하길다행이내요~~~ 완치히시고여~~~ 올해부턴 스키보험 꼭드세여~~~

2003.02.24 18:06:11
*.240.32.23

저희 엄니가 걱정하시며 다시는 보드같은 거 타러 가지 말라시길레
"엄니...상처없이 잘 할 수 있는 거였으면 시작도 안했어." 했습니다.
상처 낫자마자 바로 시즌 마지막을 불태우렵니다. ^^
물론 그 전에 헬멧은 꼭 구해야겠네요.
격려 말씀들 고맙습니다.

2003.02.24 19:15:08
*.107.151.108

저런..욕보셨습니다..상처 잘 치료하시구요~
그 '하면된다'가족.. 밉네여.. 저도 헬멧 하나 구해야겟네여..ㅎㅎ 피자집 오토바이에 보면 이쁜 헬멧 많던데..ㅋㅋ
우언

2003.02.24 20:16:40
*.102.155.22

담배피면 꼬멘데 까메져요
용쓰

2003.02.24 20:58:29
*.217.201.26

백프로 쌍방과실.
사례랑 -_-; 대법원 판결안 들고 가서 따져서 쟁취 하시길...
-_-그 엄마는 둘째치고,
그 중학생 정도로 되어보이는 학생은..앞으로 사회생활 어떻게 할지 -_-......
손목골절

2003.02.25 08:26:57
*.99.31.21

그 욥기식구 착한님 만난게 불행이네요, 나중에도 그렇게 행동해서 나같은놈 만나면 열받쳐서 전부터 아팠던거 다 내보여서 삥뜯어 낼텐데,,, 불쌍한 욥기가족 미래가 보이네요....
jay

2003.02.25 12:09:21
*.247.159.51

고생하셨습니다...쾌유를 빕니다...나쁜 가족들...
그 가족이기주의...한국을 망칠 겁니다...
SHAKY

2003.02.25 22:48:14
*.222.5.21

부모자식간에 참 좋은거 가르치구 잘 배우네여...님 몸조리 잘하시구염...이궁 머리감기가 영 불편하시겠당,,,,쾌차바랍니다

2003.02.26 00:05:46
*.240.32.23

머리 못 감아서 지금도 긁고 있답니다 -_-a
다행이 오늘 보니깐 잘 아물고 있네요.
이렇게 많은 분이 격려해 주실 줄은 몰랐네요.
쾌유를 빌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
남은 시즌 안전보딩 하세요~ ^^
전 내일 헬멧 알아보러 나가봐야겠습니다. ^^;;
또 다치면 엄니가 데크 뿌러뜨려 버리실 거 같아요. 쩝...
마이어

2003.02.26 00:24:20
*.58.234.206

고생이 많으셨네염,,^^* 강한 보딩~~~~~~~ 참 보기 좋으네염^^* 관광보더 하는 제가 괜히 쑥쑤럽네염-_-;;
쾌유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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