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내터널 직전부터 갑자기 비가 눈으로 바뀌며 고속도로에서 식겁. 대관령IC에서 제설차의 끼어들기로 급브레이크. 횡계 시내 완전 눈길. 우여곡절 끝에 12시 경 리조트 도착했으나 그린으로 가는 언덕에서 헛바퀴. 리조트 빙빙 돌다 간신히 속도 붙여 그린 넘어갔더니 그린피아 앞에서 또 헛바퀴. 밀어주시던 직원 분들 도움으로 간신히 그린피아에 주차하고 나오니 벌써 2시.
시야를 다 가려버리는 눈 때문에 곤돌라에서는 심심. 드디어 드래곤피크 갔더니 숨쉬기 힘들 정도의 눈보라. 렌보 파라다이스 타는데, 이건 스키장 눈은커녕 관광용 눈도 아니고 거의 뉴스 자료화면용. 옆 스키어 분들 말을 빌리면 '평소보다 체력이 10배는 든다'고. 어쨌든 상단은 눈 무더기, 중단은 살짝 양호, 하단은 아주 습한 눈.
속력 안 나는 건 둘째치고 힘들어서 가장자리에서 쉬면 눈에 파묻혀서 나오기 힘들어요. 상단은 그냥 몸이 묘기를 부립니다. 넘어지면 다치는 게 아니라 눈 무더기에서 어떻게 빠져나올까가 두려울 정도.
4륜구동 차 오너시면 상관없어요. 이런 상황 속에서도 잘 타시는 용자 또는 고수라면 슬로프도 무관. 하룻 밤 압설로 잘 다져질지 의문인 정도인데, 힘들어서 스스로 허접해지다 보니 별의 별 생각이 다 납니다. 내가 왜 2006년 그 때 보드를 배웠지부터 닉네임 가짜보더로 바꿀까 등등...
파묻혀서 못나와도 좋으니 가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