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3 Rossignol Todd Richard + 02-03 Burton Mission + 02-03 Burton Ion

10년 전 이 장비들을 구하면서 농담처럼 앞으로 10년을 타야지... 라고 주위에 얘기를 하고 다녔는데...

정말 딱 10년을 채우고 말았다.

 

10년이 지나고 나니 먼저 부츠가 망가져 수선이 불가해 졌다. (밑창 부분이 앞으로 밀려 접착 불가)

그리고 바인딩 스트랩들이 부스러져 나가는 공포스러운 상황을 맞이했다. 결국 힐백도 부서질 수 있다는 두려움에 교체 결심...

끝으로 사실 데크는 앞으로 10년 더 타도 될만큼 짱짱했다. 그런데 내 몸이 세월을 못이기고 진화하기(?) 시작했고...

175/72 였던 몸이 어느새 174/85로 변해 있었다. (젠장 키는 왜 줄어든건지...)

 

보드를 좀 타 보시면 아시겠지만 데크 길이가 보딩 안정성, 특히 라이딩 안정성에 영향을 준다. 물론 굉장한 실력자라면 길이가

전혀 상관 없겠지만... 나처럼 직딩/유부/뚱땡이 보더는 11년을 타도 그냥 노말한 카빙이 전부인 실력이라... 보드가 영향을 준다.

한 3년 부터 힐엣지 시 보드가 겁나게 밀리기 시작하더니 올해 첫보딩에서는 고속 롱카빙 턴 시 오른쪽 컨트롤이 전혀 안되는

상황을 맞이 하겠 된다. (늙어서 이제 다리힘이 빠져 그렇게 되었다고 얼마나 속으로 자책을 했는지...)

 

부츠/바인딩이야 망가졌으니 와이프님께서 군소리 없이 장비 교체를 윤허하셨지만... 데크는 장장 72시간의 마라톤 협상 끝에

수시 야근비 충당 및 10년 無군소리 보딩을 약속 하고 데크 교체 또한 윤허 받는 경사를 맞이 했다.

 

그럼 일단 급했던 부츠와 바인딩...

Burton Ion이란 넘으로 좋은 부츠에 대한 체험을 제대로 해봤던 터라 그리고 나이가 들어 불편함에 대한 참을성이 바닥이기 때문에

일단 어떤 브랜드이던 최상급으로 가기로 마음 먹고... Salomon Pledg의 편안함에 대한 리뷰가 워낙 많아 약 30분만에 결정...

11-12 재고를 하루 종일 찾아 다닌 결과... 정말 내 사이즈 (9.5)를 딱 한 샵에서 발견하고 고민없이 구매...

 

많이들 아시겠지만 Burton Mission은 바인딩만이 아닌 보드 장비들 전체에서도 정말 꾸준히 출시되고 사랑받는 명 장비이다.

Simple is Best!!! 란 말이 딱 들어 맞는 물건인데... 이 넘을 10년간 쓰고 나니 화려하고 복잡한 바인딩은 당췌 눈도 가지 않았다.

그런데 이미 부츠를 Salomon으로 지른 터라 바인딩도 왠만하면 Salomon으로 가려고 물색했으나 맘에 드는 물건이 없어 다시

Burton Mission으로 가려고 맘을 바꾸던 찰라... 헉!!! 생긴게 딱 Mission 느낌의 Salomon 제품 발견... Pledge에 맞춰 더 상급으로

가라는 샵 딜러의 강력한 압박을 간신히 물리치고 구매... Arcade란 넘이다.

 

그리고 데크... 사실 부츠/바인딩이 워낙 취향이 확실하니 고민이 짧았으나... 이 데크는 정말 고민의 시간이 길어졌다.

일단 그 어떤 전염병 보다 호랑이 보다 곶감 보다 무서운 업글병(?)을 치료하기 위해 보드 시장을 쳐다 보디 않은지 어언 10년...

사실 10년 전 한국 보드 시장은 몇몇 메이저 브랜드들 판이었는데... 역시 우리나라 보더들의 수준이 업글되다 보니  정말

많은 브랜드들이 생겨났고... 엥??? 그리고 캠버가 없는 넘... 뒤짚어 진 넘... 두개 있는 넘... 머 별 희한한 데크들이 늘어났다.

(나 젊었을 땐 캠버가 없어지면 죽은 데크였는데... 처음부터 없는 놈을 팔다니...^^;;;)

그래도 늙은 뚱땡이 보더라는 변함없는 사실... 그래서 라이딩 외에는 불가하다는 사실... (11년 전 약 2시즌 연습한 트릭들은

뇌 깊숙이 연수 속 모유 먹던 기억과 동급으로 치부되고...) 그렇지 라이딩 위주의 데크면 되는 것이었다...

ㅋㅋㅋ 간단하군... 그리고 10분간 헝글 검색... 젠장 라이딩 데크도 많아도 너....무.... 많다....

하루 종일 검색하고... 게시판에 묻고... 겨우 목록을 만들어 다시 한번 고민...

일단 아는 브랜드 들에서 선택하기로... (나이 들어 의심병이 생겨서 그런지 아는 브랜드가 괜히 믿음이 가서...)

추천 받은 데크는 살몬 XLT / 나이트로 판테라 / 유니티 프라이드 / 롬 앤썸 / 버튼 커스텀X 그리고 굉장히 고가의 일본 데크들...

 

사실 가격 탓에 XLT로 급격히 기울었는데... 아!!! 그래픽이... OTL... 정말 참을 수가 없는 디자인... 이상하다!!! 10년 전에도

이런 디자인은 없었는데... 차라리 11-12년 데크는 괜찮은데... 올해 데크는 정말 어쩔 수 없이 Pass!!!

 

그리고 판테라... 나이트로는 예전에 타봤던 수프라팀에 대한 정말 좋은 추억으로 급관심이 갔는데... 모 샵에서 폭탄 세일로

50 근처에서 구매 가능했는데 재고 無... 그런데 다른 샵에서는 매우 고가... 에잇 꼭 17만원 갤3 버스폰을 40만원 주고 사야

하는 기분? 일단 Skip!!!

 

버튼은 예전에 데크가 두개나 있었고 (Jussi 보유 중, T6 판매) 왠지 은근한 거부감(?), ㅋ LG패션이 공식 딜러로 들어 서고 나서는

거품도 심해졌고... 대기업이 딜러라 거부감도 생기고... 암튼 이래 저래 Pass!!!

 

유니티 프라이드는 물건도 워낙 없고 그나마 오xxx에 파는데 사이즈거 없어서 가볍게 Pass!!!

 

끝으로 Rome Anthem... 예전에 03-04 새삥을 손에 쥐었다가 (02-03 T6 중고와 교환) 생활고에 현금 주고 팔았던 애증의 물건...

워낙 평판이 좋아... 여론 몰이 조장의 마케팅 빨에 대한 의구심과 물량 조절로 고가를 유지하는 전략에 대한 거부감으로

Pass 하려 했는데... 내 물건이 되려고 그러는지 자꾸 관심이 가고... 실물을 보고 나니 디쟌이 맘에 들어 버렸다...

그런데 역시나 비싸다... 물론 그 유명한 버얼튼 컷텀 엑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비싸다... 어흑 ㅠㅜ

헉!!! 하지만 내 사이즈 159cm 시장에 잘 보이지 않는다... 수많은 샵에서 Sold Out이고 정말 일부 샵에서도 재고가 1개 밖에 없다는

말로 압박 마케팅을 한다. 헐... 더 이상 고민할 시간을 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62, 3개월 할부로 휘리릭!!! 고민은 끝났다.

 

휴!!! 오랜만에 헝글에 글 쓰려니 서론이 엄청 길어졌네!!!

마지막 데크... 토요일 수령해서 늦은 밤에 애기 재우고 와이프님 눈치 보면서 바인딩 세팅 완료!!! 다행히 스케줄이 맞아 다음날

곰마을로 보딩을 떠났다... 정말 10년 만의 새장비가 주는 설레임으로 잠을 설치고 시작한 보딩의 결과는...

 

1. 부츠 (11-12 Salomon Pledge)

이 녀석은 지난번 휘팍 보딩 후 두 번째인데... 정말 편하고 따뜻하기는 비교할 수가 없이 맘에 들었다. (기존에 쓰던 Burton Ion이

막부츠 처럼 느껴질 만큼... 워낙 오래 전 모델이라 그렇겠지만...) 그런데 뒤꿈치가 쏠리는 고통이 너무 심해 부츠 교체까지

고민했었는데... 왠걸 새부츠 증후군이었구나!!! 헐 정말 편하고 따뜻하고 좋다... 다른 브랜드 최고 라인을 안써봐서 모르겠지만

이넘 정말 물건이다. 꽉 잡아주는 느낌은 조금 덜하지만 보딩 시 전혀 불편함이 없었고 한시간 넘게 아들녀석  눈썰매를 끌고

달렸는데 발이 정말 편했다. 마치 조금 불편한 농구화 느낌? 조금 뚱뚱해서  바인딩 세팅을 다시해야 했지만...

누군가 새부츠를 고민한다면 강추! 강추! 강추! 10년 후 다시 고민해 볼 장비 1순위다...

 

2. 바인딩 (11-12 Salomon Arcade)

ㅋ 딱 Burton Mission의 느낌이다. 정말 기본에 충실하다는 말 밖에... 바인딩에 있어야할 모든 것이 정말 심플하게 완샷으로 들어가

있다. 스트랩, 라쳇, 힐백, 가스패달, 홀 디스크 어느  것 하나 군더더기가 없다. 물론 기존에 써봤던 Burton P1 HD / C60 같은

최고급 라인에 비해 꽉 잡는 느낌이 좀 덜하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은 듯 하고 가볍고 튼튼하고... 잔고장 있을 부분이 없다.

ㅋ 10년 가볍게 쓸 듯... 그리고 캡 방식 토 스트랩을 처음 써 보는데 오호!!! 잘 잡아준다... 가격 대비 디자인도 고급스럽고... 좋다!!!

Simple is Best!!!

 

3. 데크 (12-13 Rome Anthem)

아!!! 이넘... 명불허전이구나!!! 일단 기존에 타던 넘하고는 비교가 안되는 엣지 그립... 물론 Todd 사이즈가 내 몸무게를 못이긴 탓도

있겠지만 젊었을 때 탔던 기분과 비교해도 엣지 그립은 기가 막힌다.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 까지 단 한번도 슬립이 없었다. 정말

단 한번도... 나의 10년 보딩 역사 상 처음 있는 일인 듯한다. (절대 과장이 아니라 100% 리얼이다.) ㅋ 늙어서 살살 타서 그런가?

그리고 걱정 되었던 Flex 부분 Rome 라인 중에 가장 Stiff하다 그래서 걱정이 많았다.  나이가 들어 하체 힘이 떨어져 맘대로 컨트롤이

안될까봐 정말 걱정이 많았다. 특히 처음 보드 배우던 시절 Salomon Sequence라 놈한테 크게 당한 적이 있어서 (이넘은 정말 철판을

타는 느낌이었다.) 정말 걱정 되던 부분이었는데... 오호!!! 생각보다 잘된다. 물론 Stiff한 것 같은데... 몸무게가 많이 나가서 그런지

노즈/테일 둘 다 프레스를 주면 의외로 잘 휘고... 85kg 거구를 잘도 튕겨 준다. Todd 보다 3cm나 길지만 컨트롤도 더 쉬운 느낌이고

라이딩 중 오랜만에 알리도 쳐보고... 새차도 길들이려면 며칠이 필요한데... 의외로 빨리 발에 착착 감기기 시작한다.

물론 실력이 미천하여 Todd로 치던 카빙과는 다른 회전 반경과 리바운딩에 적응이 안되어 보딩 마칠 때까지 적응을 100% 못했지만...

이 정도면 적응 시켜주는 수준도 준수하다.

다만 기존에 타봤던 라이딩 머신들 (살몬 시퀀스, 나이트로 수프라팀, 버튼 드래곤/T6 등)에 비해 독특한 맛은 조금 덜 하지만 반대로

훨씬 편한 느낌인 듯 했다. 위에 언급한 라인딩 머신들이 BMW Z 시리즈 였다면 Anthem 이넘은 M 시리즈 느낌?

역동적이지만 편한 느낌인... 정말 따악 스포츠카와 스포츠 세단의 차이가 나는 느낌이었다.

만약 펄펄 날뛰는 느낌의 라이딩 데크를 원하시면 Anthem은 아닌듯 하다. 이넘은 정말 편하다...

 

이상 허접한 장비 리뷰였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하며 장비 구매를 고민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엮인글 :

댓글 '10'

배고푼천둥번개

2013.01.14 11:40:29
*.97.14.135

고뇌가 느껴집니다.  저도 8년만에 새로이 장비를 마련했는데...똑같은 고민을....ㅋㅋㅋ

새로운 장비로 신세계~가 기~~냥 쫙~~~~~ 눈물이 앞을 가림니다.

안전 & 완전 즐거운 보딩하세요!!!

수연이아빠

2013.01.14 16:30:41
*.131.229.232

좋은 사용기 잘 보고 갑니다.

추천!!

앱솔루트베컴

2013.01.14 18:58:02
*.54.183.89

추천합니다!!!

또란스

2013.01.14 23:38:17
*.185.182.36

사진도하나올려주시지..ㅎ
뚱땡이보더가되어가는ㅣ인추가요~~

Jay Kay

2013.01.15 11:42:29
*.107.101.96

우 왕.....왠지 제 상황이랑 비슷해서 정감가는 리뷰였습니다.

직딩/유부/뚱땡이 보더 ㅜㅜ

새 장비로 올 시즌 안전+즐 보딩 하세요!

안동김씨

2013.01.16 10:59:00
*.33.140.220

후기 잘보았습니다.

저도 10년타기 도전하겠습니다.ㅎㅎ

Ba-Kick

2013.01.16 13:20:39
*.94.98.203

후기 잘 읽었습니다. 체형이 비슷한 저로써도 공감이 많이 가네요~^^

수원보드돌이

2013.01.16 14:02:33
*.247.149.205

후기 많은 도움~ 감사합니다 (_ _)'

신똥라이더

2013.01.24 21:57:02
*.146.230.189

 어떤 전염병 보다 호랑이 보다 곶감 보다 무서운 업글병(?)<--- 너무 공감합니다 ㅎㅎㅎ

Js.써니

2013.02.01 07:14:38
*.195.145.17

후기 잘봤습니다. 한 장비를 10년이나 탈수있다는게 더 놀랍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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