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살 먹은 남자 사람 얘긴데요
그닥 여자를 좋아하거나 열정적으로 연애하는 스타일은 아닌줄 알고 있었습니다.
소소한 여자 마음 다독여줄줄도 절대 모르고 완전 기분상해서 침울한 목소리로 전화끊어도 담날 퇴근후에 통화할때까지 문자한통없습니다.
게다가 주말 커플입니다.차로 한시간거리. 그 사람 퇴근은 5~6시 (물론 일주일에 두어번은 늦게 마치기도 해요. 7~8시)
만난지 6개월정도 되가는데
한번도 나를 만나러 평일에 온적이 없어요
퇴근 후에 푹 쉬는 것을 원체
좋아하는지라. 또 그것을 익히 아는지라 한번도 나 보러 오라고 얘기한적도 없고 토라진적도 없었습니다.
기타등등 연애에 적극적이지 않은거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이번주는 클라이막스를 찍고 제가
폭발하고 말았어요
금요일. 주말 데이트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후에 연락이 왔어요
"오빠는오늘 색소폰동회 월례회회의참석하고 갈거야 오늘 안가면제명이라네T-T 오늘많이 늦게 갈거야"
그러려니 했습니다. 아쉽긴해도 자기 개인생활. 각자 일은 있는거니까. 나도 주말에 약속있고해서 오빠 못만날때도 있으니까요
그러고 저녁에 모임가면서 통화했어요. 횟집간다고 빠져나갈수있음 나놀거라길래. 오랜만에 나간 모임인데 밥맛있게 먹고 잼게 놀라고 했습니다.
그러다 밤 11:30 문자 한통
"수진이먼저자 오늘못가고낼가야겠어 소주한잔해 낼잘가구^^"
담낭 토요일에 제가 라운딩이 잡혀있었거든요. 낼 아침인사까지 미리해주더군요..
섭섭했습니다. 색소폰 동호회가 아저씨. 할아버지들 모임이라 그렇게 즐겁거나 신나하지는 않는 자리였기에 혹시나 눈치봐서 나오지 않을까. 내심 기다려졌거든요.
남자들 말안해주면 모른다기에 그 동안 이 남자도 전혀 눈치못채고 날 섭섭하게 만들길래 이번엔 바로 답장했습니다
"얼굴보기 힘드네. 나만 아쉬운거야? 유치해도 남들처럼 빼빼로도 주고 닭살스럽게 데이트도 하고 그러고 싶은데 오빠랑은 왜케 안되냐. 속상해. "
노골적으로 속상하다는 표현을했는데도 이 남자 답장한통없습니다. 맥주랑 빼빼로 먹으면서 새벽3시까지 쿡tv 봤네요...
담날 연락없습니다. 이 남자 원래 술이 센 편이 아닌데 횟집에 어른아저씨들하고 갔으니 술에 곯아 떨어죴겠다 싶어서 기다렸습니다.
오후 4시쯤까지 기다리다가 전화해도 안받네요. 저녁 6시에서야
전화옵니다. 이제 일어나서 집(본가)으로 오고 있다고...
토욜 저녁은 원래부터 제 다른 일로 만날계획이 없었고 제 친한분 부친상으로 바빴기때문에 간단히 통화했습니다.
저 성격상 짜증내거나 신경질 잘 못냅니다. 더군다나 얼굴안보고 전화로는 서로 오해할수있기때문에 절대 화안내요.
"오빠. 어제 연락도 없이 너무하네. 우리 죄값은 세이브해두고 나중에 얘기하자" 그리고 " 속은 괜찮으냐. 난 지금 볼일보러 간다. 초행길 찾아 운전하는 중이라 지그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
그러고 볼일보고 상가집 나오자마자 12시 넘은 시간에서야 전화를 했죠.
근데 오빠 본가집에서는 어른들이 주무시고 계셔서 통화가 불편했습니다.
목소리 죽여서 전화를 받길래 상황파악하고 얼른 끊었습니다.
물론 제 목소리는 완전 우울했지요
근데 왜케 섭섭할까요? 눈물이 나네요. 가슴이 답답한데 몇마디라고 풀오냐고 싶어서 문자를 쓰다보니 더 눈물이 나더라고요.
결국은 갓길에 차세우고 비상등 켜놓고 엉엉 울면서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자동차 전용도로였는데 한밤중에 쌩쌩 지나가는 차들 옆에 혼자 정차해있으니
더 서러워지는.. ㅠㅠ
"이렇게 전화 끊어도 나 기분상한거 오빤 모르지?
말도 안하고 삐지면 정말 모를까봐 말해주는건데 많이 섭섭하고 밉당.
금방 지나가는 일주일이지만 난 그래도 기다려지고 못보면 아쉬운데 오빤 왜 안그래? 어제 못온것도 오늘 통화못하는것도 어쩔수없는 일이란거 알어. 그래도 내맘 속상한것도 어쩔수가없네.
내가 이런 상황 이해못해주는 꽉만힌 여자 아니잖아. 귀찮게 징징거리지도 않잖아.
그래도 오빠 위로나 공감은 받고싶단말이야. 왜 난 오빠만날수록 외롭냐.
오빠 싫어 "
그랬더니 오빠님.
"문자받았는데 연결할수없다고나와"
네.. 이 남자 귀한 2G폴더폰 쓰십니다. 망할놈의 LG텔레콤 그날따라 MMS 연결 장애가 난겁니다.
저 웬만한 배려심. 이해심을 자부하는 편입니다만 도저히 그 상황에서 친절하게 단문으로 나누어 다시 전송해주지는 못하겠더이다. 그래서..
"됐어
답답하면 어떻게든해보든가"
이렇게 나름 쏘아붙였어요.
그리고 집에 와서는 잠못이룹니다. 나중에라도 메시지 연결이 되서 확인해 보지않았을까. 내가 일케 화나 있는데 잠시 집을 나와서 전화해줄수는 있을텐데. 우리집과 그 남자집 20분거리.. 충분히 찾아올수도 있는거린데..
결국 아무 연락없더라구요
그리고 오늘 일요일 아침부터 묘사지내러 가셨습니다.
피곤하셨겠죠. 금요일밤부터 토욜 웬종일 여친과 연락두절될만큼 과음하셨고 토욜밤에는 묘사갈준비하느라 나름 분주했을테고 일욜 아침 댓바람부터 묘사지내러 가야했을테니까요.
네. 압니다.. 어쩔수없는 상황이란거 이해하지만.. 그치만 제가 혹은
여자 사람이 바라는건 할 수 없는걸 억지로 해내라는게 아니거든요. 대신 섭섭한 마음 아쉬운 마음 알아주고 다독여주고 그렇게 나 좀 사랑해주면 되는건데 남자 사람님들아. 그거 그렇게 어려운건가요?
저녁에 드디어 만났습니다.
오빠한테 할 말이 하루종일 머릿속을 맴돌고 있어서 미칠지경이었어요
그동안의 섭섭함이 쌓여 폭발한 제가 울며 토로했어요.
사실 평소에 서로 싫은 소리 거의 안해요. 간섭이나 집착같은것도 서로 절대 없구요. 사람 사귈때
나 역시 냉정하리만치 쿨한편이거든요.
쿨해버리면 기대를 안하게 되고 기대를 안하면 섭섭한거 없으니 편하고 뭐. 게다가 주말밖에 못보는데 만나면 웃는 얼굴로 만나자. 기분좋고 편안하게 해주자 라는 생각에 조금 섭섭한거 아쉬운거 있어도 걍 쿨하게 털어버리고 웃는 얼굴로 만났거든요
근데 이거 정말 남친이 무슨 고객님도 아니고. 내 감정 숨겨가면서 매번 웃는얼굴로 만나야하는건지..
" 근데 계속 그냥 이렇게 이해하고 넘어가기는 싫다. 맨날 오빠는 알지도 못하는게 나 혼자 섭섭하고 나 혼자 삐지고 나 혼자 달래고 나 혼자 풀어지는 이거 이제 그만하고 싶다. 지쳤다."고..
평소에 잘 삐지지도 않던 여친이 갑자기 이렇게 터뜨리면 남자들 당황하시겠죠. 하지만 저 나름 얘기해왔습니다.
지난 9월쯤에는 맥주한잔하고 용기내어 먼저 뽀뽀하고 애교부리며 말했습니다.
"난 오빠 좋은데 오빠는 나 안 좋아? 나 좀 더 예뻐해주라. 관심도 가져주고 내 맘도 좀더 헤아려줘.."
분위기 좋았습니다. 그 뒤로 달라진건 없었지만..
10월 말쯤엔 제가 큰일을 준비하면서 심리적으로 너무너무 힘든 일이 있었는데 물론 내 갠적인 일이지만 남친이라는 존재가 아무런 의지가 되어주질 못하는게 오히려 더 서럽더라구요. 그때 전화 붙잡고 펑펑 울어버렸죠. 그리고 오히려 날 더 힘들게하니까 일마치는 화요일까지 한 이틀 연락하지말라고..
그 남자 착하게 이틀동안 정말 연락않더군요
전 그때 그 행사 치르면서 + 치르고 나서도 심리적스트레스 너무 받아서 잠시나마 죽고싶다는 생각도 했고 정신과상담까지 고려했을 정도입니다.
나름 성격이 워낙 낙천적이고 강한 편이라 금방 회복했지만요
.
그렇게 수,목,금.. 지나면서 또 스스로 달래고 위로하고 회복했습니다
주말엔 또다시 고객님 만나듯 걍 별일없었던듯 만났지요
그리고 이번에 또 큰 건이 터진겁니다.
매번 바가지긁는 고양이마냥 칭얼대서 남친 성질돋구고 싶지도 않고 성격상 신경질이나 짜증 잘 안냈는데 그게 실수였을까요?
오늘 내가 이렇게 울며 토로했더니 오빠님은 이러시네요
"자기가 부족한거. 너가 섭섭했을거 모르는거 아니다. 다만 내가 원래 좀 그렇다. 너 안좋아해서 그러는거 절대 아니다"
라고 합니다. 노력은 해보겠답니다.
노력해보겠다는 말도 어찌나 힘들게 하는지..
말해놓고 못지킬까봐 못하겠다네요. 이 남자 이런 모습 제가 좋아하긴합니다.
그래도 오늘같은 날은 좀 빈말이라도 해줘야는거 아닌가요? 내가 안좋은건 절대 아니라는데 노력해보는게 어려운가요?
자기 스스로 얘기합니다
그렇게 여자를 만나거나 연애하는데 공들이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심지어는 어쩌다 데이트를 하게되어 차에 여자가 탈 일이 생겼을때 대쉬보드에 먼지를 닦으면서
"아~~~ 귀찮게 그냥 안만나면 될런지 이거 닦아가면서까지 만나야 하나.."
라고까지 생각한적 있다고..
자기는 그렇답니다.
오빠님도 저도 30대예요
연애에 목숨걸고 식음을 전폐하는 사랑 바라지도 원하지도 않아요. 그래도 밥먹는 시간 잠자는 시간 조금씩 아껴가는 그 정도 열정은 가지고 싶은데 제가 욕심인가요?
노력해본댔으니까 좋은 맘으로 기다려 볼랍니다.
근데 헝글님들아.
여자가 귀찮고 싫은 남자 사람도 정말 있나요??
아. 정말 문답이 되버렸네요
셔틀타기 싫어요
결론은
검은동물 남자사람하고 연애하고 싶습니다. !!
셔틀 태우지 마시고
헝글님들 조언좀 이런저런 얘기좀 많이 해주세요
본문 스킵하시더라도 모바일로 장문의 글을 적은 제게 한마디 건네주시면
허전한 맘이 좀이나마 달래질거예요..
하얗게 스며드는 사랑도 좋을건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