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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하신 분들 있어 마지막으로 경과를 올려드립니다.
사실 입이 근질근질 ㅎㅎㅎ
일단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잘 마무리된것 같아요
어제 늦은 저녁에 양가 부모님들 카페에서 만나셨고요, 서로 큰 감정 싸움없이 조근조근 얘기들 잘하신 것 같네요
먼저 이모님은 아들이 추가로 1.5억 대출받으려고 했던것과 예비며느리가 결혼직전 뜬금없이 공동명의
를 요구한것을 전혀 몰랐다고 사실대로 그쪽 친정쪽에 말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 아들이 이렇게 무모하게 대출받으면서까지 결혼하고, 또 그로인해 결혼도 하기전에 두 사람이
앙금을 갖고 신혼을 시작하면, 결코 결혼이 순탄치 않을 것 같다.
이건 그쪽 딸가진 부모들도 마찬가지 심정일거다.
둘다 부족하지 않은 훈남/훈녀들이고 또 세상이 우리 세대랑 많이 다르니, 두 사람이 서로 마음을 접는다고 하면
양가 부모들도 토달지 말고 그냥 받아들이자.
이런식으로 좋은쪽으로 설득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쪽 정신나간 시아버지 되는 사람은 요즘엔 남자가 대출
도 받아서 집사는게 흔하고, 명의도 조건없이 다 공동명의해준다 왜 그렇게 유세를 떠는 줄 모르겠다라고
계속 궁시렁 대더랍니다.
불행중 다행인게 그쪽 친정어머니는 그래도 기본적인 상도덕을 아는지, 자기딸이 좀 무리한 요구를 한것 같다
너무 욕심을 부린것 같다.. 내 딸은 내가 설득해볼테니, 아들 마음을 다시 돌리면 안되겠냐고, 그랬더랍니다.
이모님은 분명하게 거절하셨고요. 아들이 마음이 이미 완전히 돌아선게 내가 봐도 보인다.
내가 설득할 문제가 아니다.
설사 내가 설득한다 해도, 두 사람 앙금이 있어서 다시 시작하기 힘들거고, 한다해도 결혼내내 싸우다 파토날것
같다라고 딱 선을 그으셨습니다.
그리고 오전에 사촌동생,나, 그 예비신부 이렇게 셋이 만났습니다.
처음엔 둘이 당사자 문제이니 내가 같이가는건 아닌것 같다라고 말했는데, 사촌동생이 그냥 와달랍니다.
만나서 최종적으로 정리하고, 돈문제나 서류문제 같은것도 담판을 지으려고 한다고 하니 와서 이해를 시켜
달라고 합니다.
대출 서류나 기타 인테리어 이런거 다 취소할려면 같이 공동으로 싸인하고 이런것도 있다고 하네요.
내가 헤어지라고 말은 했지만, 둘이 감정 싸운하는 자리엔 안나가는게 맞을것 같아서 사양했지만,
또 그뇬이 먼 사탕발림을 해서 동생을 잡을지 걱정되서 채비하고 나갔습니다.
하긴 1.5억 대출도 살살 꼬드겨서 최종 싸인까지 가게 했는데.. 보통 내기는 아닌듯 합니다. 동생도 그리
순진한 놈은 아닌데. 넘어갈 정도였으니 쯧쯧쯧..
그렇게 자리를 같이 했는데
뭐 분위기 냉량했죠.
딱 보니 그 아가씨도 마음을 접은게 보이더군요. 둘이 어제 하루내내 전화로 싸우고, 울고 불고, 욕하고
윽박지르고 난리도 아니였다고 하네요.
결국 오늘 어떻게 할건지 최종 담판하런 온 것 같네요.
사촌동생은 그동안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내가 능력이 없어서 1억밖에 못 모은거, 또 1.5억 대출까지 받아서 집사야 하는거 미안하다.
내 능력이 그것밖에 안된다.
그렇지만 난 젊었을때 같이 고생하고 같이 집장만하고, 그렇게 알콩달콩 살고싶은게 꿈이었는데
니가 대출도 같이 못 갚어 나가겠다. 아파트 명의는 무조건 공동명으로만 해달라고 했을때부터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물론 둘다 사랑하면 그렇게 해도 난 상관없다. 하지만 그 뒤로 너를 다시 보겠다고, 하는 행동 하는 생각, 하는 습관
을 또 다른 관점에서 보니, 연예와 결혼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미안하다. 내가 현실적인 사람인것 같다.
너는 '그까짓 돈, 사랑만 있으면 오빠가 더 희생할수 없어?' 라고 전에 말했지만 난 자신없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건 안 바뀔 것 같다.
난 소심해서, 가난해서 쌀한공기에 간장 한종지를 끼니를 때우더라도 같이 함께할수 있는 여자가 내 배우자가
있으면 좋겠다.
넌 그럴 자신 있냐?
여자는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고만고만 듣기만 하더군요
자신도 그럴 자신은 없는 듯...
뭐 대판 싸움나고 끝날까봐 조마조마 했는데, 그래도 큰 감정없이 서로 입장 말하고, 수긍하고 그렇게 이야기가
끝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역시 선수는 선수더군요..
여자측이 말하길..
좋다.
이왕 이렇게 된거 나도 더 이상 미련갖고 싶지 않다. 결혼문제로 나도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다
오빠도 젊도 나도 젊으니 서두들 필요 없다
일단 지금까지 준비하고 있던거 다 무르자. 나도 찬성한다.
그렇지만 이렇게 헤어지면 평생 원수가 될지도 모르니, 그냥 예전처럼 친한 오빠/동생으로 지내자
우리가 아직 사람이 덜되서 시행착오하는것일수도 있고 좀더 사회생활하면서 시간을 갖아보자
다시 결혼하자는 말이 아니다.
그냥 예전처럼 지내자라는 거다.. 그게 서로에게 좋지 않겠냐고..
진짜 듣고있던 나두 한숨만 나오더군요.
속으로 이 여자 진짜 선수네. 라는 생각이 드니 웃겨서 피식 웃음이 나오는데 순가 웃는게 들킬 것 같아서
일부러 전화받는 척 쇼좀 했네요..
원래 선수들이 지그들 잘못한게 들통나서 헤어질것 같으면 놓아주긴 아까우니
계속 관계는 유지하자고 합니다.
이유는 뻔하죠. 어차피 파토난거 마지막으로 한번 더 빨아먹고 버리자. 뭐 그런거죠.
동생은 잠시 생각하더니 알았다 말하고 셋이서 한 10분 정도 아무말 없이 커피만 쪽쪽 마시다가
헤어졌습니다.
오는 길에 동생에게 물어봤습니다.
너 진짜 계속 관계는 유지할거냐라고 물어보니, 고개를 저의며 절대 아니랍니다.
이미 마음 깨끗히 접었다고.
아마 제가 저렇게 날 잡는 것은, 결혼을 전제로 자신에 그 여자에게 선물을 몇가지 해준게 있는데
그중 하나가 할부로 산 명품백이 하나 있답니다.
루이뷔통인인가 뭔가 . 하도 졸라서 사주기로 했는데, 직원 디시인가 백화점 제휴업체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지불은 그 여자 카드로 할부로 했고.매달 자신이 현금 할부금으로 넣어주고 있답니다.
하도 졸라서 조건을 달았다고 하더군요. 이거 사주면 신혼후 1년간은 더 이상 조르지 마라..
가격이 가방이랑 손가방이랑 해서 한 350만 정도 하더군요..
뭐 어차피 결혼할 사람이고, 결혼선물이라고 생각하고 통크게 한번 해줬답나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 150만 정도 넣어줬답니다.
난 그랬습니다.
'갸는 진짜 잡뇬이다~'
어떻게 할건지 물어봤더니, 인테리어 하기로 했던거 위약금 물고 일부 환불받으면 몇백정도 나올건데
그냥 그걸로 다 완납해준답니다.
그거 다 완납해주면 전화번호도 바꾸고, 봐서 지금 살고 있는 오피스텔도 회사 근처로 옮긴다고 합니다.
마지막 이별선물이라고 생각하고, 헤어질떄는 그냥 욕바가지 먹으면서 헤어지기 싫고 그냥 깔끔하게
물 흐르듯 모든것을 표백하고 싶다고 하네요..
그래도 마음씀씀이는 이놈이 나보다 더 나은듯 싶네요.
전 내 마음에 부처가 들어오기엔 너무 협소해서 그렇게 못할듯 같고요. 파토남과 동시에 모든 할부따
끊어버리고, 그냥 잠수탈듯. ㅎㅎㅎㅎ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 사촌동생이 그 여자를 많이 사랑하긴 했나봅니다.
미움과 애정은 다른듯...
이래서 사랑과 결혼은 정말 어렵고 어려운 풀기힘든 미적분인듯 싶네요..
지금도 미적분 단어 들으면 멀미 남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