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곤지암 야간, 게일에서 카빙 연습하며 내려오던 중이었습니다. 밤 11시쯤이라 슬로프 매우 한산.
힐턴 안터지게 죽어라 왼편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데 등 뒤 저편에서 "어~ 어~" 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순간 "아 올게 왔구나.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초보 직활강 어택. TT 나 이제 시즌 접는건가... "하는 생각과 함께 일단 오는 사람 얼굴이나 봐두자 싶어서 돌리던 고개와 어깨를 최대한 왼쪽으로 돌렸습니다.
과연! 키 180은 넘어보이는 렌탈 보드복 입은 남자분이 얼굴이 퍼렇게 질린채로 무시무시한 속력으로 제게 달려 오시더군요.
상체를 왼편으로 많이 틀어서인지 자연스럽게 J턴이 되어 제 왼쪽 어깨가 산쪽으로 향하게 되었고 저는 그냥 왼 어깨로 사력을 다해 그 남자분을 튕겨냈습니다.
퍽! 하는 엄청 둔탁한 소리가 나면서 부딫혔는데 저는 넘어지진 않고 빙글빙글 돌다가 손을 짚고 섰고, 돌아보니 그분은 슬로프 10미터쯤 아래 대짜로 누워계시더군요.
제가 멀쩡한게 신기해서 혹시나 하고 데크랑 바인딩이 작살난건 아닌가하고 살폈는데, 모두 멀쩡했습니다.
부딫히신분 잘못이라, 뭐라고 하고싶었지만 저는 멀쩡하고 그분은 온통 눈을 뒤짚어쓰고 계시길래 그냥 괜찮으신지 묻고 괜찮다길래(엄청 건장하셔서 튼튼해보이셨음 ㅋㅋ) 그냥 내려왔죠
그런데, 어제 보드를 타다 오른쪽 하이백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길래 자세히 보니 하이백이 금이 가서 깨져있더군요. 옆에는 엄청 큰 스크래치가 ㅜㅠ
쇼휗 가서 수리 맡기니 교체비용 8만원 나온답니다. ㅜㅠ 흑 잘 살펴볼걸... ㅜㅠ
안타까운 소식이네요...
하이백 수리비가 비싸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