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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쓰신 황당한 소개팅 내용을 보고 문득 저의 실화가 떠올라서 남겨 봅니다.
제가 몇 달전 지인으로부터 (사실 이 지인도 거래처에 아는분 소개로 아는거라 그리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음)
이성을 소개시켜주고 싶다고 해서 연락처를 하나 받고 틈틈히 문자를 주고 받다가
어느날인가 주말에 집에서 쉬고 있는데 잠깐 보자고해서 뒷구정동에서 만났더랬죠.
한 일주일 문자, 전화 연락만으론 그저 평범한 분이구나 했는데 만나보니 첫 인상은 생각대로 평범해 보였습니다.
만난 시간대가 초저녁때라 저녁 식사나 할까요 했더니 밥은 됬고 다짜고짜 술을 한잔 하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어떤 안주를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칵테일 한잔 하고 싶다며 결국 근처 Bar를 갔습니다.
초면이고 솔직히 배도 좀 고픈 상황에 갔던곳이 가격이 ㅎㄷㄷ 한 곳인터라,
그래도 생각해서 맥주 세트에 괜찮은 안주 + 여성분이 고르는 칵테일 정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예의상 " 뭐 드실래요? " 라고 묻자 잠깐 메뉴를 보고는 50만원짜리 양주를 먹자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웃으면서 술 잘하시나봐요? 식사는 하셨나요? 제가 아직 빈 속이라.. ㅎ
칵테일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칵테일 한잔 먼저 하시는게 어떠냐고 나름 여성분 생각해서 말했더니,
기분이 나빴는지 대뜸 담배 한대만 필께요 하면서 담배를 막 피더군요. -_ -;;
분위기가 싸~해지면서 (솔직히 친분은 없지만 연락처 건내준 분 생각해서 앉아있었지 아니었음 바로 일어날 타이밍..)
저한테 가격이 부담되서 그러는거면 술값을 반반씩 내자는 겁니다. ㅎ
그래서 솔직히 초면에 (배도 좀 고픈 상황에ㅋ;;) 그런 태도에, 그 가격대의 술을 먹어야 할 이유가 없었지만
끝까지 알 수 없는 개뿔 뭔 매너는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술을 드시고 싶으면 근처 친분있는 동생이 운영하는
다른 가게를 가자고 했더니 남자가 이 정도도 못사냐는 식으로 말하는 겁니다.
그래서 실례지만 제가 오늘 주말에 집에서 쉬다가 반갑지만 시간도 애매해서 사실 간단히 식사정도 생각하고 나왔다고 했더니
그제서야 대놓고 기분이 나쁘다고 하더군요. 순간 제 머리위에 한 높이 2미터짜리 물음표가 떠 있었는데..
대체 내가 무슨 실수를 한건지 만건지 알 수도 없고
" 얘 뭐야~~~~~? "
하다가 더 이상 알고 싶지도 않아서 그럼 다음에 보자고 일어나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무슨일 하냐고 묻더라구요.
제가 향수 회사에서 일을 한다고 했더니 그러면서 이정도 능력도 안되냐고.. -_ -;;
솔직히 여자입장에선 기분 엄청 나쁘다고.. 그럼 왜 나왔냐고 하는겁니다.
그래서 제가 그쪽이 지금까지 어떤 분들을 만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굳이 이렇게 할 필요를 못느낀다는 식으로 말하면서..
실례지만 그럼 그 쪽은 무슨일을 하냐고 물어봤죠. 그랬더니 이태리 브랜드인 동대문 가봤냐의 바이어라는 겁니다.
솔직히 사람을 겉으로 판단하지도 않고 저도 나름 패션, 뷰티쪽에 관심이 많아서 문외한은 아닙니다만,
그 말을 들으니 그 분 겉 모습이 눈에 확 들어 오더라구요.
알만한 브랜드 바이어라는 사람이 동네 미용실 퍼머컬에 메이크업도 어설프고
촌스런 컬러의 자켓에 어정쩡한 스커트에 채널 315백st 가방안에 널부러져 있는 담배각을 보면서 웃음밖에 안나오더라구요..
그래서 뭐 그냥 예의상 오늘은 얼굴 잠깐 뵌 걸로 됬고 기회되면 다음에 보자고 했죠.
그러고 같이 나오는데 집으로 가냐고 묻는 겁니다. " 네 " 그랬더니 자기는 이 근처에서 친구를 만날껀데 시간이 좀 남으니까
근처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 택시탈꺼니까 괜찮습니다 하고 인사하고 택시타자마자
연락처를 지웠는데 한참 잊고 살다가 문득 아래 " 황당한 소개팅 " 이란 글을 보고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제가 좀 쪼잔해 보였나요?! 솔직히 마음에 들었다면 모를까. ㅋ 그게 아니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런 사람 어떻게 생각해야 될지...
암튼 그 뒤로 소개라는 단어만 들어도 오싹하네요..
첫 만남에 50만원 양주를 먹자고 한다...
무개념에 ddoll녀네요 ㅎㅎ
이런분들은 당최 어디서 나오는거지 스물스물..
내 주위엔 없어서 신기할뿐..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