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집 베란다에는 귀신이 삽니다
아주아주 수줍은 귀신입니다
4년 살면서 한번도 못봤습니다
마누라에게만 얼굴을 보여줍니다
가끔 말도 겁니다
베란다에는 세탁기가 있습니다 ㅠㅠ
어느날부턴가 분신술을 썼는지 둘이 되었습니다
한마리가 주방으로 분가했습니다
주방에는 훨씬 더 많은것들이 있고
많은 일들을 합니다
근데 이젠 마누라가 주방도 못갑니다 ㅠㅠ
4년을 살고 이사를했습니다
도로옆이라 시끄럽고 매연 들어와서
건강에도 안좋으니 좀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했지만
실은 귀신들과 그만 살고 싶었습니다
이사 가던 날 귀신들이 못따라오게 하려고
방법도 했습니다
그런데 따라 왔습니다
집구조가 똑같습니다
귀신도 똑같습니다
한마리는 베란다 한마리는 주방
여전히 엄청 수줍어합니다
마누라에게만 보여주고 말도겁니다
베란다와 주방에는 저만 갈 수 있습니다
냄비도 울고 세탁기도 울고 저도 웁니다 ㅠㅠ
......................................읭?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