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그리보더닷컴 이용안내]

오늘은 기분좋은 날이예요. 팀장님이 연차를 쓰셔서 칼퇴근이 가능해요.

솔로보더는 오늘 칼퇴근을 하고 무엇을 할까 고민해요.

여자를 만날까? 그러나 여자가 없어요.

친구를 만날까? 그러나 친구가 없어요.

그러나 우리의 솔로보더는 낙심하지 않아요. 우리에겐 보딩이 있으니까요.

원래 보드는 혼자타야 느는거라고 헝글에서 배웠어요.

 

솔로보더는 칼퇴근 후 서울인근 리조트의 야간타임을 이용하기로 결심해요.

직장인들이 가장 잔인해질 수 있는 5시45분. 전화가 한통 와요. 오 마이 갓. 팀장님이예요.

솔로보더는 불안한 마음을 감추면서 전화를 받아요.

 

"OOO입니다."

"그래. 나야 별일 없냐?"

"네 팀장님 별일 없습니다."

"그래. 좀있으면 퇴근이지? 퇴근하고 뭐하냐? 돼지 껍데기 먹으러 갈래?"

 

이런 우라질레이션. 이 시점에서 솔로보더의 가슴이 쿵닥쿵닥 뛰어요.

팀장이 먼저 술을 먹자고했는데, 아무 이유없이 거절한다는건 직장인의 자세가 아니예요.

저 인간이 그렇지않아도 근무평정 지가 맘에드는 사람 빼고는 그지같이 한다고 소문난 사람이예요.

그러나 보드를 타러간다고 할수는 없어요. 자신이 보드를 타러간다는 사실을 들키면

저 팀장이 끈덕지게 달라붙어 자기도 가르쳐 달라고 할게 뻔해요. 그것만큼은 사절이예요.

 

이 시점에서 솔로보더는 있지도 않은 여자친구 핑계를 대기로 해요. 오늘같은 기회를 놓칠수는 없어요.

 

"아... 네 오늘 여자친구가 잠깐 보자고 그래서..."

"아 그래? (너까짓것도)여자친구가 있었어? 뭐 어쩔 수 없지 뭐. 나중에 한잔해."

 

전화를 끊은 솔로보더가 가슴을 쓸어내려요. 정말 어려운 고비를 넘긴 자신이 대견해요.

나중에 팀장이 여자친구 한번 데려오라고 하면 헤어졌다고 하면 그만이예요.

시계가 6시를 알리자마자 솔로보더는 잽싸게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나와요.

정말 오랫만에 하는 리얼 칼to the퇴근이예요. 솔로보더는 차를 끌고 재빨리 네비에 보드장을 찍어요.

이때를 위해서 업무시간에 헝글 동영상을 줄창보고 MP3에 아이유의 최신곡도 담아왔어요.

 

그런데 오 마이 갓. 퇴근시간이라 차가 너무 막혀요. 야간타임은 8시부터 12시까지인데

이러다가는 제 시간에 못 도달할거 같아요. 원래 관광보더라도 슬로프에 늦게 도착하는건 아까운 법이예요.

크락숀도 울려보고 신호위반도 해보려고 하지만 소용이 없어요.

 

결국 8시10분에 보드장에 도착했어요. 옷을 갈아입고 장비를 꺼내고 리프트권을 끊으니 8시반이예요.

솔로보더는 30분이 너무너무 아깝지만 그만큼 열심히 타기로 마음 먹어요.

오늘은 왠지 설질도 좋아보이고 슬로프에서 360도 마음대로 돌릴수 있을거 같아요.

 

급한 마음에 솔로보더는 준비운동도 안하고 상급자 리프트로 올라가요.

꽃보더와 같이 타고 싶었지만, 리프트 옆자리에는 시커먼 남자 스키어 둘이 같이 앉아있어요.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면서 솔로보더는 슬로프에 있는 사람들을 지적질하기 시작해요.

엉덩이가 빠졌군, 인클레이션이 부족해, 자세가 잘못됐어, 저건 얼굴이 잘못됐어... 등등

열심히 지적질을 하다보니 자기가 고수가 된 느낌이예요.

 

드디어 도착했어요. 솔로보더는 정상에서 슬로프를 바라보면서 마치 자신이 호그모가 된듯한 느낌을 받아요.

아이유의 신곡을 틀고 신나게 달리기시작해요. 아뿔사. 초반부터 미끄러져 버렸어요.

아이유고 뭐고 엉덩이가 아파죽겠어요. 그러나 솔로보더는 아무렇지않은 척 일어나서 혼잣말을 중얼거려요.

 

"아 오늘 아이스 많네..."

 

다시 일어나서 열심히 달리기 시작해요. 솔로보더는 신나는 마음에 원에리를 돌렸어요.

아뿔싸. 보드는 5센티도 안뜨고 90도도 안돌아가요. 솔로보더는 와장창하고 역엣지가 걸려넘어졌어요.

이번엔 충격이 좀 커요. 고글과 비니가 날아가 버렸어요. 솔로보더는 쪽팔려서 일어나지 못해요.

눈앞에 어제 인터넷에서 본 99,000원 짜리 헬멧이 떠올라요. 아 이래서 헬멧을 써야 하나봐요.

 

주섬주섬 일어난 솔로보더는 신나는 마음을 잠시 접고 살살 낙엽으로 내려와요.

오늘의 실수는 단지 아이스가많고 몸이 덜풀렸기 때문이예요.

솔로보더는 상급자를 살살 내려오다가 경사가 낮아지기 시작하자 여유로운 자세로 활강을 시작해요. 

오 마이 갓. 그래도 좀 무서워요. 솔로보더는 마치 자기는 원래 잘타는데, 오늘 아이스가 많아서 어쩔 수 없다는듯이

살살 사이드 슬리핑으로 경사를 내려와요. 

 

리프트 근처까지 오자 용기가 되살아나요. 저기 지나가는 렌탈복 입은 여자사람들 무리쪽으로 가서 멋지게 알리를 뛰어요.

사실은 10센티도 안떴지만, 왠지 와방 나른 기분이예요.

우쭐해진 솔로보더는 바인딩을 푸르고 데크를 끌면서 매점쪽으로 가요.

아메리카노 한잔을 들고 관광을 하고 있으니 마치 차도남이 된 기분이예요.

30분이 아까워서 열심히 타야겠다는 마음가짐은 이미 휴지통에 가버렸어요. 역시 보딩은 관광보딩이 진리예요.

 

 

 

 

 

 

 

 

아 꼭 제 얘기같잖아요. 저 아닙니다. 친구얘기예요. 정말이예요.

엮인글 :

Denis.KIm

2011.02.09 16:43:46
*.138.34.117

미행하셨나....??? 아님 제 일기를???

2011.02.09 16:44:02
*.32.9.136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잼나네요 ~~ ㅋㅋ

씻음원빈..성우아줌마는 너구리?

2011.02.09 16:48:32
*.226.204.30

아 글에서 남녀탐구생활 성우아줌마 목소리가 들려요




성우아줌마?......읭?

NANASHI

2011.02.09 16:49:56
*.94.41.89

아 글에서 남녀탐구생활 성우아줌마 목소리가 들려요(2)

 



 

드리프트턴

2011.02.09 16:51:00
*.2.45.5

044.gif 웃기면서도 기분 묘한데요

 

마치 버스에서 방구끼고 나 아닌척하는 기분???  

첨부

방군

2011.02.09 16:54:36
*.208.244.199

다래궁

2011.02.09 16:57:15
*.95.187.35

아 글에서 남녀탐구생활 성우아줌마 목소리가 들려요(3)

엘후신

2011.02.09 16:59:57
*.123.42.235

여자친구 핑계대는부분에서 왜 울컼하는걸까요 전..;;

Destiny♡

2011.02.09 17:12:23
*.196.45.133

으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

 

리프트에서는 지적질이 제맛이죠-_-;;

버럭나님

2011.02.09 17:26:46
*.107.150.62

이런 공감글;;

GiNy

2011.02.09 17:31:45
*.200.133.151

예연자신가... 오늘 제가 저렇게 될꺼 같은데....

보라카이보더

2011.02.09 17:39:55
*.79.82.51

아 글에서 남녀탐구생활 성우아줌마 목소리가 들려요(4)

 

 

 

 

 

 

키스로드니

2011.02.09 18:06:56
*.183.101.43

제 슷톡허이신듯;;;

ㅡㅡㅡㅋ

작살미소

2011.02.09 18:45:59
*.226.213.7

잘 보았습니다 ㅎㅎ 담엔 열씨히 타세요 ~

강시

2011.02.09 20:37:42
*.94.41.89

움찔움찔 했다는 ㅋㅋㅋ

nr

2011.02.09 22:41:34
*.220.90.138

ㅋㅋㅋㅋㅋㅋ 전 잘 못타서 리프트위에서 누가 보고 중얼중얼 거리는 거 같으면 울고 싶어요 ㅋㅋㅋ저도 지적질 좀 해보고 싶어요!! ㅋㅋㅋㅋ

써니텐.

2011.02.10 06:42:25
*.141.16.65

이거 음성지원이 되는데요?? 신기하네 ㅋ

 

샤오사랑

2011.02.10 09:25:08
*.135.173.1

글을 읽고 있는데 머리속엔 음성이 들려오네요;;;

신기신기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추천 수 조회 수
공지 [자유게시판 이용안내] [57] Rider 2017-03-14 42 178917
17105 雪姸 닉네임 바꿨어요;; [6] 사장바보 2011-02-10   336
17104 귀고님 CPMS가입신청서좀 주세요 헤헤 [21] ASKY 2011-02-10   485
17103 눈물의 이삭토슷흐 [12] 연어☆ 2011-02-10   579
17102 질러야 제맛!! [7] 현금인출기 2011-02-10   349
17101 잠시 채팅방 점검이 있습니다. 오후 12시 이후에 정상적인 접속 ... [2] 해피보더 2011-02-10   336
17100 로또 1등 14명이 당첨된곳이 있네요? file [39] 인디맨 2011-02-10   1368
17099 쨘, 완성~* file [35] yen* 2011-02-10   754
17098 이번주 토요일은 쉴까 합니다 [5] 雪姸 2011-02-10   346
17097 쳇방 오실분은 여기로 오세욘 [1] sangcomsnow 2011-02-10   347
17096 여보 쟈기 ! file [42] Destiny♡ 2011-02-10   1058
17095 제가 닉네임을 바꾼지 한달정도 된거 같은데요 [20] sangcomsnow 2011-02-10   402
17094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싶습니다 ㅎㅎ [12] 한때꽃미남 2011-02-10   500
17093 시즌방에 왔으니 잠이나 자야겠다. [5] Linus 2011-02-10   438
17092 잠이 안와서 휘팍 갑니다 [5] A.T.L 2011-02-10   450
17091 막상날이오면 가기가 싫죠 [4] 초롱초롱이 2011-02-10   450
17090 오늘의 조광래호 최대 수확. [3] 인3 2011-02-10   832
17089 잠이 안와서 성우갑니당 [1] 아노리우스 2011-02-10   410
17088 정성룡 골키퍼 고생하네요. [4] 道를 아세요... 2011-02-10   543
17087 남자친구 때문에 헝글에 글을 맘대로 못쓰겠어요ㅜㅠ [16] 아놔 2011-02-10   1043
17086 한국 vs 터키 3시 start !!! [7] 드리프트턴 2011-02-10   5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