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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명세서 등등을 여친 에게 보여줬습니다.
제 연봉은 30대 초반 평균보다 조금 더 받구요.
대략 모아둔 돈이 서울은 안 되고 수도권에 방세칸 있는 빌라 전세 정도 구할 수 있는 돈입니다.
보고나서 살짝 실망한 눈빛인데 애써 밝은 척 하려고 하는 게 살짝 보이더군요.
이게 다냐고 재차 물어서 전부 보여준 거라고 하니까
만약 결혼하게 되면 집에서 어느 정도 도와주실 수 있냐고 물어서 ...
솔직히 본가가 강릉에 있구요. 직장 때문에 서울 생활 하는데
누나는 시집갔고 저만 남았거든요. 부모님이 횟집을 하시는데
서울에 아파트 하나정도는 해주실 수 있는 여유가 있습니다.
이걸 얘기할까 하다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싶어서..
그냥 집에는 한 푼도 기대할 수 없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얼굴빛이 좀 변하면서 자신은 결혼에 대한 두려움도 크고 아이도 싫어해서
웬만한 여유 있는 생활을 보장해주지 못하면 결혼은 하고 싶지가 않다고 하네요.
그리고는 시집간 자기 친구들 얘기를 하더군요. 남편들이 다들 대기업에 부모가 재력가 이거나 암튼 대단했어요!
그리고 이런 얘기를 듣고 있으니 아 이 여자는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너한테 아무래도 자격미달인거 같다. 그만 놓아 줄 테니 좋은 사람 만나라고 했어요.
짧게 만났지만 제가 많이 좋아해서 이런 말 하는데 가슴이 너무 아프더군요.
그랬더니 인간적으로는 제가 너무 좋아서 생각을 좀 해보고 싶다고 자기가 연락을 주겠다고 했어요.
그러자고 하고 데려다주고 집에 왔습니다.
집에와서 마음이 심란해 잠도 안 오고 캔맥 하나 마시고 잠들었네요.
지금도 여친 생각하면 두근거리고 좋은데 현실적으로는 아닌거 같기도 하고 참 심난하네요.
지금이 겨울이라면 미친 듯 보드만 타면 잊을 수 있을 거 같은데 ㅠㅠ
결론은 빨리 겨울이 왔으면 좋겠네요 ㅋ
앞으론 좋을 일만 있을꺼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