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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북유럽쪽에 업무적므로 종종가고, 또 북유럽 좋아서 여행도 1~2년에 1번씩은 가는데,

 

한 7~8년 전에는 겨울스포츠의 '겨'도 몰라 그쪽에서 스키장 같은데는 그냥 패스했는데

 

몇년전부터 스노우보드에 맛을 들인 이후로는 북유럽과 스위스 쪽의 스키장을 자주 가곤 합니다.

 

한국과 북유럽 스키장(노르웨이,핀란드,스웨덴) 그리고, 스위스/오스트리아 스키장을 몇군데 가보

면서 느낀점은 대충 이렇습니다.

 

<스웨덴>

 

스웨덴같은 곳은 락커같은게 없습니다. 스웨덴의 모든 스키장을 가본것은 아니지만,  황당하게도

락커가 없어요;;;

 

소지품이나 개인장비 뭐 이런것들은 공용 선반이라고 해야하나, 실외에 있는 대형 선반에 그냥 빈칸

있으면 쑤셔넣습니다.  한분에 봐도 고가장비인데도 그냥 빈칸 선반 있으면 막 넣어두고, 밥을 먹으로

가던지, 아니면 리프트 그냥 올라탑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건 도난사고가 없다고 합니다. 북유럽쪽 분위기가 대략 정직/청렴이 기본인 사회라 그런지

스키장에서도 마찬가지인가봐요.

누가 갖고 가든 말든, 그냥 팽개치고 갑니다. 뭐 내가 못본것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락커 사용하는 사람을 본적

이 없습니다.

 

대신에 이런 편리시설(락커/자판기/테이블/탁자) 이런게 많이 열악합니다. 워낙 추운 나라이고, 1년의 5~6개월이

겨울인 나라라 그런지, 편의시설에 이런데는 투자 안해요.

'그냥 추우면 스키타지마~' 이런 마인드입니다. ㅋㅋㅋㅋ

 

스웨덴 사람들이 하이원처럼 스키장 곳곳에 콘도나 아파트 있는 스키장 오면 아마 적응하기 힘들거예요 ㅎㅎㅎ

 

그리고 가장 큰 특징은(뭐 북유럽 모든 스키장이 그렇겠지만) 눈이 엄청나게 많이 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없어요.

워낙 겨울이 춥고/혹독하고/살벌해서 현지 사람들도 겨울엔 휴가내서 다른나라로 장기휴가가요;;;

또 이쪽으로 겨울에 스키타러 관광오는 외국인도 거의 없고요..워낙 추우니..

 

그래서 사람이 없습니다. 사람이 없으니 슬로프가 몇개 없어도 황제 라이딩 당연하지만, 이건 있어요.

날씨가 갑자기 안 좋아지거나, 산속에서 길을 잃으면 진짜 죽을 각오해야 합니다.

 

일단 사람이 없으니 발견될 확률도 적고요.. 결정적으로 산간지역이라 전화도 잘 안터집니다.

리조트 입구에서부터 산 정상까지 안테나가 2개 이상 된걸 본적이 없어요..

한국처럼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이 아니다 보니, 기지국 같은 것도 별로 설치 안했나 봐요.

 

아무튼 갑자기 기상이 악화되서 눈발 날리고 앞이 안 보이면, 무조건 앞뒤 보지 말고, 아래로 수직활강

해서 탈출이 답입니다 잘못하면 100년뒤에 동태로 발견되서 박물관에 전시될지도 모릅니다.

진짜입니다.....

 

<핀란드>

 

솔직히 핀란드는 눈이 많이 오고, 북쪽 북극권 겨울 관광이 좋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슬로프가 낮아요

그 이유는 핀란드 지형 자체가 높은 산이 없고 전반적으로 평평한 지형이랍니다.

 

그러다보니, 슬로프들이 대게 단순하고, 고도 높낮이도 높지 않고, 밋밋한 편입니다.

 

쿠오피오 스키장과 북쪽 로바니에미 근처의 레비 스키장 두군데를 가봤는데, 몇몇 슬로프 빼곤

경사도가 완만한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로바니에미을 경유해서 레비 스키장은 가볼만 해요..

그 이유는.... 운이 좋으면

 

Northern Light, 즉 오.로.라를 잘하면 볼수 있거든요 *.*

핀란드쪽에선 오로라를 Noether Light이라고 공식적으로 쓰고요. 뭐 한국에선 오로라라고 하죠.. 그게 그거죠.

 

북유럽에서 오로라를 볼수 있는 곳이 노르웨이 트롬쇠/노르빅, 핀란드 로바니에미 정도 될꺼예요

 

스키/보드를 떠나서 겨울 스포츠를 즐기면서 북극광을 볼수 있다면, 평생 죽을때까지 잊지못할 추억이 되겠죠.

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떨리네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저는 아직 못 봤습니다 T.T

운이 없게도 그냥 보드만 타타가 그냥 왔아요..

너무 추워서 그런것도 있었고.. 뭐 그때는 정보도 별로 없어서.. 무식해서..

 

올 겨울에 한번 도전해 볼까 고민중입니다. 일 잠시 쉬고, 핀에어(FinAir) 직항타고, 핀란드 로바니에미 고고씽

할까 하는데 잘 모르겠네요. 걸려 있는 일이 많아서..

 

죽기전에 오로라 한번 봐야 하는데..

 

<노르웨이>

 

노르웨이 사람들 진짜 스키 하나는 끝내주게 잘 탑니다.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스키의 발상지가 노르웨이랍니다.

그리고 스노우보드 발상지는 캐나나다인가 미국인가 아무튼 그렇고요..

 

노르웨이을 가보면 박물관마다 항상 안빠지고 있는게 스키관련 유물이나 유적입니다.

나름 자부심인가봐요..

 

이름이 가물가물한데, 북쪽 트롬쇠와 노르빅 근처에 스키장이 하나 있는데 거기를 일행과

한번 가본적 있는데, 무서워서 엄두를 못내고 그냥 커피만 마시고 내려왔습니다.

 

왜냐고요;;;; ?

 

가끔 TV CF나 이런데서 헬기에서 50 M아래로 뛰어내리고, 눈보라를 일으키면서 산골짜기를

가로지르는 스펙타클한 라이딩 동영상 같은거 있잖아요..

 

바로 그런 곳입니다.

절벽 스키/절벽 라이딩 하는 곳입니다.

 

'오우 쉣~ 왔더 퍽.. 오 마이갓..'

제가 정상 중간쯤 올라가다다 아래 내려보고 깜짝 놀라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던 말입니다.

어떤 상황인지 짐작 가시죠 ㅋㅋㅋ

 

무서워서 오줌 쌀번 했습니다. 나같은 저질보더는 감히 라이딩 자체를 시도도 못해보는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11~12살쯤으로 보이는 초딩인지, 중딩인지(북유럽 얘들이 워낙 체구가 커서 분간이 안감) 하는 얘가

과감하게 절벽 아래로 초고속 스피드로 내려가는 보고, 또 오줌 쌀뻔 했습니다.

 

미친듯이 질주하는 그 초딩을 보면서, '오우 쉣~ 왔더 퍽.. 오 마이갓..' 연발했습니다.

 

아무튼 경치하나는 죽이는데요.. 산 정상쯤에서 저 너머로 피요로드가 보입니다.

O2리조트쪽 시야가 좋으면 동해바다가 보인다고 하던데 그건 잘 모르겠고..

저 너머 피요로드가 보입니다. 정말 행복한 경치였습니다.

 

그냥 경치 구경한걸로 만족하고, 커피 한잔 마시고 내려왔어요..

 

전반적으로 북유럽 스키장들은 매우 춥고, 기상이 많이 안 좋아요.. 1년의 절반이 겨울이라는 것만 봐도

왜 기상이 안 좋은것이 알거예요

 

그런데 이쪽 사람들은 스키나 겨울 스포츠(썰매타기/스노우 바이크/개썰매/빙하에서 수영하기;;;)가 워낙

일상화되서, 한국처럼 날잡아서 일정 잡아서 스키장 가자 그런게 아니더라고요..

 

그냥 일요일 오전에 TV 보다가, '아 스키나 타로 갈까?' 하면서, 그냥 츄리닝 입고 차 타고 가요;;

추위에 단련되서 그런지 그냥 대충 두꺼운 파카하나 걸치고 가요;;;;

 

더 황당한건 한번 눈이 왔다하면, 집 근처에도 폭설이 오고, 한 1주일간 고립되는 동네가 부지기수여서

폭설 끝나면 하나둘씩 집에서 기어나옵니다...ㅎㅎㅎㅎ

 

어떤 사람은 컨트리 스키 장비들고

어떤 사람은 얘들이랑 눈썰매 들고

어떤 사람은 개썰매랑 12마리 말라뮤트 끌고 오고

쫌 사는 사람으 스노우 모빌 끌고 집근처 구릉으로 가서 놀다가 갑니다.

 

대충 어떤 동네인지 아시겠죠?

그런데, 몇시간 놀질 못해요

 

최북단에 있는 나라이다 보니 겨울에 해가 무지 짧아요..

오전11시 쯤에 해가 떠서, 오후 2:30 정도 되면 해가 질려고 호흡 조절해요.... 미쳐 버림...

 

그 짧은 찰나에 나름껏 알뜰하게 겨울 스포츠를 즐긴 답니다

 

허접하지만 저의 경함담을 한번 올려봤습니다.

재미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혹시 올 겨울에 핀란드에 가서 오로라도 보고, 보드도 타고 오면 꼭 사진 남길께요

이건 약속드릴께요

 

올 시즌도 모두 안전 보딩& 무탈하세용~

 

 

 

 

 

 

 

 

 

 

 

엮인글 :

J.찌노

2011.12.04 00:09:04
*.244.26.11

외국스키장은 과연 어떨까 라고 궁금증이 많았는데~
좋은 정보가 딱!!!!

좋은글 잘 읽었어요!
첨부터 끝까지 다읽었다능 :)

2011.12.04 00:09:57
*.234.205.32

잘읽었어요

원모군

2011.12.04 00:10:58
*.13.70.57

말라뮤트에서 빵 터졌어요 ㅋㅋ
재밌네요

나이든스키어

2011.12.04 00:26:33
*.209.235.203

오랫만에 좋은글을 읽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주말 아침에 늦잠자고, 오늘을 무얼할까? 스키나
탈갈까? 바로 휘익 달려갈 스키장이 있다면... 영동권 스키장 부근에 사시는 분들은 가능 그러나
인파에는 대책없을 듯..

뒷낙엽연습중

2011.12.04 00:29:14
*.138.223.101

이런글은 연재해주셔야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B형 남자

2011.12.04 01:14:59
*.231.202.41

글 너무 재밌게 잘 읽었어요~

러브석이

2011.12.04 01:52:07
*.226.220.129

쨃은 인생 살면서 다 경험 못하니 님글 읽고 짧게나마 북유럽 느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히로강군

2011.12.04 02:22:02
*.106.17.241

북유럽의 로망이군요... 상상해도 상상이 안될정도네요...

스키타면서 보는 오로라라니...

오로라 사진좀 봐야겠네요 ㅋ

자연선택

2011.12.04 13:54:26
*.234.43.224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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