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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전엔 사랑 이야기를 주저리 썼는데..

오늘은 병원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4일간의 휴가를 끝내고 복귀하여 근무중인데..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아요...

제가 다니는 병원은 특성상 몇년씩 봐온 장기환자들이 많거든요..

저 없는 사이에 제가 4년본 환자 한분이 돌아가셨네요..

간호사마다..사람이다보니 특별히 애착이 가는 환자가 잇지요..

물론 고르게 애착을 주고 정성을 쏟아야 하지만,,

그런분중에 한분이였는데.. 그순간에 내가 없었다는것이...

마음이 많이 무겁습니다.

그냥 밖에서 휴가라고 마냥 놀고있었던것이....

예전엔 급성기 병원에 있어서 이런거 잘 몰랐는데

여기 병원 오고나선.. 참..인생..삶 이런거 느끼는게 많네요

 

간간히 있는일이긴 한데.. 이런게 무덤덤 해지기도 하다가.. 어쩔땐 짜증나기도하고

슬프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처음 대학 실습때는 얼마나 놀래고 울었는지 몰라요 사람죽는다는거에...

병원밥 먹은지가.. 대학때부터 따지면 벌써 10년이네요...

이제는 가끔씩 무덤덤해 하는 나 스스로를 볼때마다.. 참.. 이런게 매너리즘인가 싶기도 하고

 

누구는 태어날때부터 이마에 간호사라고 찍고 나오나요..

저도 피보는거 싫고 남 찔러대는거 참 싫더라구요..

근데 살다보니..적응이되고.. 이제는 한방에 돌아가신분과 밤을 지새도 아무렇지 않을 지경이니..

 

지금 다니는 병원은.. 신경외과가 메인입니다. 정형외과도 있고 재활의학과 도있지만

대부분 환자들이 뇌..쪽을 다쳐서 옵니다

뇌졸중. 뇌출혈.뇌종양...

뇌졸중 같은거야.. 대부분 좀..연세가 되셔서 흔히 중풍..그렇게 오는경우도 있지만

뇌출혈 같은경우엔.. 젊은 나이에 머리에 큰 충격(교통사고나 넘어짐.폭행등) 으로 온 분도 많아요

별별 케이스가 다 있고...

가끔 삶이 힘들어 목을 매셨다가 죽지는 못하고 저산소증으로 뇌가 죽어 오는경우도 있습니다.

다들 줄 3개는 기본으로 달고있어요

주사...흔히 말하는 링겔 라인은 빼고

식사 못삼키니 뱃줄 달고있죠

소변 못봐서 소변줄 달고있조

숨못쉬어서 목뚫어서 인공호흡하고있죠...

 

암이나..다른 기타 질병도 참 힘들지만..

이런 병도 참 무섭습니다..

예전엔 우리나라에서 화상으로 제일 유명하다는  대학병원 일반외과 있어서..

화상은 맨날 깔고오고..맨날 어디 짤라내고 수술하고.. 그때도 참

사람 못할짓 많이하고..보는것만도 버겹고...일도 너무 힘들고.. 참..모든게 힘들다 그랬는데..

좀 편히<?> 일해보자고 조금 작은병원으로 옮겼는데..

사람 아픈건.. 이병이나 저병이나.. 힘들긴 매한가지네요...

 

지금 있는 병원에선...

보통 저런 병이 살짝 오면 약간의 마비 증세로 좀 절뚝 거린다덜지..그러면 참 다행인데

초기에 치료를 놓쳐서 심해지면 흔히 말하는 식물인간 상태로

평생을 두고 치료를 해야 합니다.

그 돈이..얼마나 어마어마 한지 아세요?

큰병원에서 수술하고 뭐 하면서 몇천 우습죠

그러고 나서가 문제입니다.. 평생.. 좀 작은병원에서 인공호흡기달고 10분마다 가래빼주고 ㅊ ㅔ 위(이게 금지어라고

글 등록이 안됩니다 ㅡㅡ; 뭐...뭐지) 변경해주고

병원비만 1달에 150가량.. 간병인 1달에 300 가량...

저게 1년..10년이면 얼마일까요?

게다가 대부분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는 남편..혹은 아내..들이 저러고 누워잇다는게.. 이중의 고통이죠...

돈에 무너지는 가정들을 지켜보면서...

환자가 위기의 순간에..애써 살려야하나..보내야하나..

그와중에도 일어날꺼라고 믿고 정성을 다하는 가족을보면..

나한테 저런상황이 오면 난 살고싶을까..그런고민..그 답은 아직도 안나옵니다..평생 나오질 않겠죠...

 

전.. 환자가 저런..흔히말하는 식물인간 상태에서도 들을수있다고 믿는 사람중에 하납니다

그러다 보니 일하면서 혼자 막 중얼거려요

누구님..오늘은 밖에 비가와요..눈이와요..지금 밤이에요..낮이에요..오늘은 몇일이에요...

 

한번은 그런일도 있었지요...

택시 기사였는데 근무중에 심장마비가와서 뇌로 피가 공급이 안되서 식물인간이 되신분이

3년넘께 있었는데... 근무중이다보니 산재처리가되어 나라에서 돈이나와서 치료를 받다가

이제 그게 끝이 났나봅니다..

아내가 와서.. "여보..이제 큰일났어..이제 산재가 종결되서 돈이 안나와...어쩌면 좋아... "하면서 한참 울었지요..

3년넘께 잘 유지되던 환자가 정확히 그날 밤부터 안좋아 지더니 3일뒤에 가셨습니다..

폐렴인데..1년에 한두번쯤은..항생제쓰고 어쩌고 하면 회복하는데....아예 본인이 싸우려는 의지가 없는건지...

그냥.. 우연이라 하기엔.. 참 씁쓸하죠..

 

의식이 있는 환자도.. 참 많이 피폐해지고..그걸 두고보는 가족은.. 더 지쳐갑니다..

이제 명절인데...

병원 식구들 보면 참 극명하게 갈려요

얼굴에 함박 웃음을 띄고 가족들이 데릴러 와서 외박을 나가는 사람도 있고..

친구.친척들이 놀러와서 웃고 즐겁고 한 반면..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외로운 사람도 있습니다.

의식이 없는사람은..간병인 붙여놓고 한번 찾아오지 않는 사람도 있고...

의식이 있는 사람도.. 그저 쓸쓸하게 TV만 보고있고...

어쩌다 저렇게 되었을까.. 가족들은..자식들은..친구들은 다 어떻게 된걸까...

 

그냥... 혹시 주변에 부모님이나.친지중에.. 특히 아프시거나 병원이나 시설에 계신분 있으면

이번 명절즈음엔.. 한번 둘러보는건 어떨까요..

돈.선물.이런거 다 필요없어요

가서 얼굴만 보더라도 얼많아 좋아하는데요

1년365일 병원이라는 이 답답한 공간에서 시간이 얼마나 갔는지도 모르고 사는사람들입니다

 

명절쯤 남기려다.. 이제 몇주 안남았더라구요

명절때..폭풍 보딩도 좋지만.

명절엔 주변을 둘러봅시다...

 

아무튼...오늘도...

안보 하시고.. 꼭 보호대 하시고.. 머리 깨져서 뇌출혈나서 절 보는 일이 없게 말이죠 ;;

제발..오토바이..헬멧쓰시고.. 여름엔 계곡에서 다이빙 한다고 바닥에 머리부딪혀 목꺾여 오지 마시고...

쌈박질 한다고 머리 맞아오지마시고...

질환으로 저런병 와도 억울한데..

사고나서 젊어서 절 본다면...그것처럼 슬픈일이 어딨겠어요 ;;;;

 

아..뭔가 하고싶은 말은 많은데..

일하면서 쓰기엔..시간의 압박과... 말주변이 안따라 갑니다

 

 

대략 망글인가.....쩝..........

엮인글 :

어리버리_945656

2012.01.07 02:54:37
*.146.96.148

제가 아는 선배는 노인병원 사무로 있다가 6개월 하면서 그만두더군요

매일 같이 웃으며 인사하던 노인분들이 하나씩 돌아가시는걸 볼때마다

자신의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는거 만큼 힘들었다나?!

흠 그마음 이해가 더군요

저같은 경우 20ㅔ년가까이 치매걸린 할머니에 시달려서.. 미운정밖에 없었는데

눈물이 나더군요

매일 매일 어머니랑 싸우고 속으로 후회하죠

다 사람맘이란게~ 말과 행동이 따로더군요

간호사셨군요~

간호사 분들 무시하는 분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존경스럽습니다

화이팅~~

어리버리_945656

2012.01.07 02:57:48
*.146.96.148

아 그리고 보셔서 아시겠지만..

환자건 가족이건 병에 장사 없더군요

강삼보더

2012.01.07 02:57:49
*.103.6.207

음.....참 따듯한 분이시군요

그쵸 나도 나이를 먹듯 부모님이나 어르신

들도 병들고 늙어 가시죠

밤늦은 시간 고생하시네여

레몬쿠키

2012.01.07 03:03:16
*.161.7.71

칭찬 감사합니다만...
마음이 따듯...하진 않은거 같구요...
ㅠ.ㅠ
저란 여자는 이중성이 강해서 ㅡㅡ;;

TEAM_Bella

2012.01.07 02:58:54
*.186.8.142

식물인간.. ㅠㅠ 건강 참 중요해요.. ㅠㅠ 뇌졸중, 심장마비 이건 뭐.. 예견도 없는 병이니..;;

토네이도신

2012.01.07 02:59:43
*.116.101.25

저도 일주일전에 할머니께서 돌아가셧습니다..왠지 이해하 될꺼 같기도하네요..

요즘에 레몬님이 쫌 기분이 우울하신듯~

처음 그 설레이는 느낌이 사라지셔서 아쉽네요 기운내세영 ~

레몬쿠키

2012.01.07 03:02:29
*.161.7.71

곧 다시 burning 합니다 ㅎㅎ
화요일엔 학동에 갈꺼거든요 ㅋㅋㅋㅋ
히히힝~

토네이도신

2012.01.07 03:03:58
*.116.101.25

아 그럼 저도 화요일날 학동갈래여!! 부츠사야되거든용~ !!!기가막히네~

나쁜녀자

2012.01.07 03:07:45
*.137.74.167

저는 의학드라마 꼭 챙겨보는데..먼가 좀 뭉클한 무엇이있더군요

yoiru

2012.01.07 03:07:42
*.37.35.19

수고 많으십니다. 저도 내일 오후 근무인데 그 전쟁통속.. 지긋지긋하지만 짠하기도 하고 여튼 그러네요.. 다들 조금씩만 덜 아팠으면 합니다. 그리고 사고 조심!!(되게 많이 오십니다..)

드리프트턴

2012.01.07 03:32:52
*.88.161.143

천사!!! ㅡㅡb

샤오사랑

2012.01.07 03:50:05
*.231.193.4

아.... 느끼는게 많은 글 입니다 ㅠㅠ

Take6

2012.01.07 04:09:48
*.146.253.134

이분 참.. 뭔가 맘에드네요. 얼굴 한번 본적 없고 댓글로라도 말 한마디 나눠본 적 없지만..
지난번 보드장 후기때는 미소짓게.. 그리고 이 글은 맘을 뭉클하게...
일산 사신다고 본거 같은데 일산에서 우연히라도 절 마주치시면 맛난거 사드릴께요 ^^

토네이도신

2012.01.07 04:26:49
*.116.101.25

얼굴이 조오금 큰 아..아닙니다..

레몬쿠키

2012.01.07 04:32:36
*.161.7.71

이분이 자꾸만 도발을 하시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뭐.. 화요일날 학동에서 현피 함 뜰까요?
만났는데.. 토네이도님 저보다 얼굴 더크면..
일단 데크로 불꽃싸대기부터 시작....?

토네이도신

2012.01.07 04:39:46
*.116.101.25

아 분위기를 잘못탓네요 ...흑..

레몬쿠키

2012.01.07 04:29:20
*.161.7.71

어떻게..머리에 레몬이라도 꽂고다닐까요??
예쁘게 봐주셔서 송구할 따름..
저 밑에 욕이 난무하는 글도 있는데 ㅋㅋㅋㅋㅋ
못보셨....다행 ㅋㅋㅋㅋㅋㅋㅋㅋㅋ

miiin♥

2012.01.07 04:35:43
*.46.140.48

저희 작은아버지께서도 뇌출혈로 병원에 누워서 지내신지 근 10년이 다 되어가네요.
흔히들 말하는 식물인간상태시죠.
예전엔 가족들이가도 미동도 없으시더니 그래도 몇년사이에 좀 호전되신건지 눈도 깜빡거리시고... 눈물도 흘리시고...
누워계셔도 듣고 느끼고 다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명절이나 특별한날 찾아가 인사드리면 눈물흘리십니다. 가슴이 너무 아파요.
어렸을 때 저를 딸 이상으로 예뻐해주셨었는데...
이 새벽에 레몬쿠키님 글 보니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도 못했는데......
이번 명절에 꼭 찾아가서 손도 잡아드리고 인사도 드리고 하려구요.

레몬쿠키님 글 올라올때마다 잘 읽고있는 1인입니다.
뭔가 생각해볼수있는 글을 많이 쓰시네요.

인생에 여러가지 중요한것 많지만 건강이 제일인것같습니다.
있을때 지켜서 행복하게 사는게 제일인듯해요~

레몬쿠키님도 건강 잘 챙기시며 일하세요!!^.^

레몬쿠키

2012.01.07 04:42:17
*.161.7.71

꼭..들르시길 바래요
가서 재미없는 이야기라도 이얘기 저얘기 많이 하고 오세요
이제 막 깨어나는 그때는 듣는게 참 중요하거든요...
차도가 있으시니 참 다행입니다. 아주 어려운건데요..

miiin♥

2012.01.07 04:51:32
*.46.140.48

네~ 명심할께요! 예전 아프지않았던 그때로 돌아갈 순 없지만 이렇게 조금이나마 나아지신거에 감사하고있어요. ^^

수용성

2012.01.07 04:49:21
*.67.250.106

택시기사 사연 너무 짠합니다.. ㅜㅜ
저도 할머니 오랫동안 누워계셨을때 옆에서 이것저것 얘기하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식물인간 상태에서도 귀는 열려있다는 얘긴 진짜같습니다..

로긴

2012.01.07 15:44:56
*.116.161.144

사명감이 있어야 할수있는 일은 개인적으로 학교선생님과,의사,간호사라 생각합니다..
레몬쿠키님 글을보며 따듯한 분이라 느껴집니다..
저도 오늘 점심때 위에 언급하신 화상전문대학병원(영등포)... 아버님 중환자실 면회 다녀왔네요..
그나마 아버님은 중환자실에선 중한편이 아니시라....
그런데도 마음이 무겁네요...

레몬쿠키

2012.01.07 16:08:27
*.234.199.1

네ㅋ바로 그병원이죠..영등포시장뒤쪽어딘가ㅡㅡ하아..새록새록기억이..잘다녀오시고!환자분 스스로 힘들어하거나 지쳐 짜증내도..우리는 굳건히맘을가지고 지켜드려야합니다..

날씨섭섭

2012.01.08 20:37:04
*.100.103.18

화상전문은 한강성심병원이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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