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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글 하나에 눈물이 ...



무미건조하게 쳇바퀴돌듯 살고 있는 30대남입니다.

30년 넘게 살면서 어제처럼 감동을 받아 기뻐서 울어본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슬퍼서 눈물을 흘려 본적은 있습니다만

감동에 겨워 눈물 흘려본건 가끔 연극,공연,드라마,영화를 봤을때나

2002년 월드컵때 밖에 기억이 잘 나질 않는군요...



아마도 제가 중학교1~2학년때 쯤이였을겁니다.

그 당시 제가 짝사랑하던 교생선생님이 계셨고 그 분이 가신 후에도 가끔 편지를 주고 받았습니다.

편지를 주고 받으며 교생선생님이 하셨던 말씀 중 기억에 남는게...

"착한일 많이 하고 공부 열심히 하면 선생님이 나중에 맛있는거 사줄께!"라는 거였습니다.

그 때는 저도 순진 했던지 착한일 많이 하고 공부 열심히 하면 선생님이 나를 좋아해줄꺼고

그러면 선생님과 결혼 할 수도 있겠다는 철 없는 사춘기 소년이였던 것 같습니다.ㅎㅎㅎ

그 때쯤 저는 자전거가 사고 싶어서 부모님 몰래 신문을 돌렸었고 용돈도 받았던터라

수중에 돈이 좀 있었죠.



어느날 지나가다가 전단지인지 신문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선명회 후원" 그런걸 보았습니다.

내용인즉, 부모가 버린 어린 영아들을 후원하는 것인데 한 영아를 3~5명의

사람이 월1~2만원을 내서 후원한다는 그런것이였습니다.

(오래전일이라 기억이 뚜렷하지 않네요)



마침 교생선생님이 말씀하셨던 착한일이란게 "이런거다!"라고 생각을 했고 바로 신청을 했습니다.

저도 어렸기에 영아후원이 무엇인지도 잘 모를때였으나 제가 번돈으로 남을 돕는거 자체를

착한일로 생각했던거 같고

저는 오로지 착한일을 하면 교생선생님이 좋아할거다라는 생각밖에 없었던거 같습니다.



한달이 지났을무렵 선명회에서 편지가 왔습니다.

ㅇㅇ영아원의 김ㅇㅇ가 당신이 후원하는 아이입니다.

당신의 후원으로 인해 이 아이는 큰 도움을 받습니다.라는 내용이였으며

사진 한장이 같이 왔는데 그 아이가 곤히 잠들어 있는 사진 한장이였습니다.

기억이 생생하지는 않지만 그 때 한참 동안 그 아이 사진을 본거 같습니다.

그리고 무언가 가슴저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는 겨우 돈 얼마를 보냈을뿐인데 그 아이 사진 한장은

저에게 자전거10대 이상의 값어치였던거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에리히 프롬인지 이어령선생님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책 내용중에

"받는 사랑보다 주는 사랑이 더욱 값어치 있다"

라는 걸 그때 깨달은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 제가 군대 갈 때까지 계속 그 아이를 후원 했던거 같습니다.

아마도 제가 그 아이에게 어린이날 선물로 보냈던게 마루인형이였는데 그걸 마지막으로

군대를 가면서 자연스럽게 잊쳐지게 된 거 같습니다.  



그런데 십 수년이 지난 어제 퇴근 후 집에 오니 이쁜 손글씨의 편지 한통이 와 있는겁니다.

처음에 편지 내용을 읽고 잘못 보낸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다가

번뜩 중학교 때 후원한 선명회가 떠올라습니다.

갑자기 가슴이 벅차 오르기 시작하며 눈물이 나기 시작하는데 그칠줄을 모릅니다.



편지내용은 제가 그 사람이 맞는지,찾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고 자기는 좋은 부모님을

만나서 살고 있다는 내용이였습니다.(그 아이가 조금 장애가 있습니다)



한참 동안 편지를 몇번이나 읽는데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되어 앞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그저 별 생각없이 했던 행동이였는데 쳇바퀴돌듯 지루한 제 인생에서

어떤 영화의 감동적인 장면보다 비교하지 못할 크나큰 감동의 선물을 받은 것 같습니다.



어제 밤부터 지금까지 너무 설레이고 행복한 마음이 가득해서 밥도 안먹었는데 배가 다 부르군요 ㅎㅎㅎ

주말쯤 저도 이쁜 편지지를 사서 답장을 해줘야겠습니다.

자꾸 보내준 편지의 마지막 부분만 보면 자꾸 가슴이 벅차고 행복한 눈물이 납니다.ㅎㅎㅎ






























그때 보내주신 인형은 아직도 잘 가지고 있습니다.

아저씨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또 감사하며, 감사합니다.


갑자기 그때 그 교생 선생님이 보고 싶어지네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아주 큰 선물을 받았네요~~~ㅠㅠ
엮인글 :

여대생

2011.06.25 02:17:21
*.154.195.125

참....... 마음에서 뭔가 느껴지는 글이네요

새파랑

2011.06.25 02:28:35
*.160.37.83

ㅠ ㅠ

들고양이

2011.06.25 02:32:12
*.221.86.130

근데 왜 다른 글들은 지우셨나요?

하히보딩

2011.06.25 03:00:08
*.166.170.242

'') 들고양이님 ^^
헝그 에서 펀글 이용안내 !!!
게시물을 하루에 5개를 초과한 작성은 도배성글로 판단하고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ㅡㅡ"
그래서 지웠습니다 ㅠㅠ

버들치

2011.06.25 10:48:39
*.140.42.166

따뜻함이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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